잘 준비된 출발은 성공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시작이라도 진행 과정에서 잘못이 발견되면 즉시 바로잡아야 심각한 상황을 미리 막을 수 있다. 3월 초 대부분 수험생들이 새로운 포부와 꿈을 가지고 힘차게 출발했다. 그런데 아직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일부 수험생들은 지치고 있다. 잘못된 줄 알면서도, 생산성이 떨어지는 줄 알면서도 기존의 습관과 타성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수험생들이 많다. 다른 일들과 마찬가지로 입시 준비도 처음 시작은 비슷하지만 나중 결과는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그 차이란 얼마나 자신 있게 능동적으로 수험생활을 이끌어 가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지금쯤 수험 생활의 초반을 반성해보고 심기일전의 기회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 전 과목을 공부하라
학년이 바뀌고 한두 번 모의고사를 치고 나자 고3 교실은 어수선하다. 한두 번 시험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속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등급에 좌우되는 2008학년도 입시에서는 과목 간 힘의 안배가 중요하기 때문에 전 과목을 골고루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두 과목에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회탐구나 과학탐구도 지금부터 공부해야 한다. 일부 학생들은 2학기 때 탐구과목에 집중하겠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위험하다. 한두 번의 모의고사 성적만으로 선택 과목을 바꾸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느 과목이 유리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자신이 좋아하고 또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선택했다면 모의고사 난이도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하게 계속 그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생활습관을 바로잡아라
밤늦게 자고 낮에 조는 야행성 학생들 상당수가 학업 성취도가 낮고 성적 향상이 느린 경향이 있다. 이런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기초가 약한 상태로 머무르기가 쉽다. 야행성의 생활 습관은 만성피로로 발전하기가 쉽고 결국은 모든 의욕을 상실하게 한다. 만성피로는 죽음에 이르는 병으로 발전될 수 있다.
입시 격언에 4당5락이라는 말이 있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보다 더 허무맹랑한 말은 없다. 필요한 수면양은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낮 시간에 지장이 없도록 평균 6시간 이상 자야 한다. 수면 부족은 생활을 짜증스럽게 하고 학습의 생산성을 저하시켜 결국엔 무기력증, 의욕 상실증, 두통 등과 같은 고3병으로 발전하게 된다. 밤에 자지 않고 낮에 조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은 없다. 학년 초부터 깨어있는 낮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하고 밤에 푹 쉬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 학습계획은 짧게 세워라
학년 초에 너무 욕심을 내어 실천 불가능한 계획을 세워놓고 무리를 하다가 결국은 며칠 안 가서 포기하는 학생이 많다.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워 반드시 달성하는 생활 습관을 학년 초에 확립해야 한다. 성취감은 피로를 잊게 하며 자신감의 원천이 된다. 학습계획은 1주일 단위로 세우는 것이 좋다. 주말에는 스스로 평가하여 실천하지 못한 부분을 보충하고 다 실천하였다면 스스로에게 상을 주는 기분으로 푹 쉬면 생활이 즐겁고 활력이 유지될 것이다.
▶ 학습방법에 유의하라
아직도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공부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학력고사 시절까지만 해도 복습 위주의 학습은 그런대로 효과가 있었다. 전후 맥락의 이해 없이 단편적인 지식을 무조건 암기하기만 해도 맞출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능시험에서는 기본 개념과 원리를 이해한 바탕에서 추리력, 상상력 등과 같은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발휘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다.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단원 간, 교과 간 통합 문제가 많고, 기본 원리를 변형시킨 응용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수능시험에 대처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예습 위주의 학습 태도를 확립하는 것이다. 예습이란 앞으로 배울 내용을 미리 한번 읽어보고 자신이 잘 모르는 부분에 밑줄을 치는 작업, 다시 말해 내일 배울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이다. 문제를 제기해서 수업에 참여하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또 미리 고민해 보았기 때문에 아무 준비 없이 수업에 참여하는 경우보다 배운 내용을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 전문가와 상담하라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만족할 만한 성과가 없을 때는 담임선생님이나 전문가를 찾아가서 자신의 생활, 학습 습관과 방법 등에 대해 솔직하게 상담을 해 보아야 한다. 분명히 문제가 있는데도 무시하거나 상담의 필요성을 별로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혼자 대책 없이 고민하거나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엉터리 정보에 현혹되기보다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찾아 실천하면 쉽게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고 몇 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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