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의 부패 뒤엔 반드시 여자가 있다?'
지금 한국의 TV드라마에서는 불륜이 횡행하고 있다. 불륜이 일상화되자 아예 케이블방송에서는 '부부클리닉', '스캔들' 등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불륜현장을 생중계하기까지 한다. 따라할까 무서운 세상이다. 그런데 중국이 한국을 따라하고 있는 모양이다.
요즘 중국에서는 고위공직자의 불륜이 유행한다. 수뢰와 불륜은 한쌍의 고리처럼 고위공직자들에게 따라다닌다. 한류(韓流)붐을 타고 방영되고 있는 한국드라마 때문은 아닐 것이다. 한 달이 멀다하고 고위직 인사들의 수뢰소식이 터져나오자 중국당국은 국가차원의 부패감시기구 '국가부패예방국' 설치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3월 초의 일이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후난성(湖南省)의 중앙기율위원회 부서기가 베이징의 한 5성급 호텔에서 러시아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갖다가 적발, 조사를 받는 일이 벌어졌다. 당의 최고사정기구의 간부가 '바람피우는'사태가 터졌는데도 중국사람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10여 년간 기업인의 첩노릇을 했다는 여성들의 수기가 출판되는 등 '디산저(第三者)'가 되기 위한 젊은 여성들은 늘어나고 있다. 지금껏 남자들의 축첩은 '빠오얼나이(包而乃·두 번째 여자를 품다는 뜻)'로 불리며 비난받아왔다. 그러나 '디산저'란 용어 속에는 도덕적인 의미가 전혀 없다. 오히려 디산저가 돼 돈을 벌고 출세하려는 여성들이 성형수술을 통해 미모를 가꾸는 쪽으로 진화하고 있다.
성상납을 통해 승진하는 여성공직자의 처세술을 '침상배양'이라 부르기도 한다. 랴오닝(遼寧)성의 안산(鞍山)시 전 국세국장 류광밍(劉光明)도 상급 간부들에게 성상납을 한 대가로 하위직에서 5년여 만에 세무국장 자리에까지 오른 것으로 유명해졌다. 그녀는 거액을 들여 한국과 홍콩에서 얼굴과 가슴 등의 성형수술을 했다고 한다.
지난해 초부터 불륜스캔들로 낙마한 고위공직자는 류즈화(劉志華) 전 베이징시 부시장을 비롯, 리바오진(李寶金) 톈진(天津)시 검찰원장, 왕서우예(王守業) 해군 부사령관, 추샤오화(邱曉華) 국가통계국장 등 부지기수다. 중국지도부의 권력지도를 바꾼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시 서기는 손녀뻘인 호텔직원과의 사이에 아이까지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부(情婦)를 두는 것이 권력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 고위공직자의 불륜스캔들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 같다.
다만 '배꼽 아래 일은 문제삼지 않는다'는 뿌리 깊은 아시아적 정서가 이 같은 중국사회의 도덕불감증의 기저에 깔려있다면 중국의 세계무대 진입은 그만큼 더뎌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경제발전에 가려진 중국사회를 보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시기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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