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지역구에 해준 게 뭐 있냐"
대구 서구 선거법 위반 과태료 대납사건 실체가 드러나면서 이 지역 5선 국회의원인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책임론이 당 안팎에서 일고 있다. 한나라당이 또다시 도덕성에 문제점을 드러냈고, 그 진원지가 강 대표 지역구여서다. 또 사건핵심 관련자 모두 강 대표의 최측근 혹은 강 대표의 공천으로 구청장에 당선됐기 때문.
◆강, 몰랐을까?=한나라당 관계자는 "강 대표는 지역구 공천은 알아서 한다."고 했다. 그가 지역구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고, 지방선거 등 주요 선출직 공천을 직접 나서 교통정리하는 스타일이라는 것.
실제 4·25 서구 시의원 선거의 당 후보 공천 과정의 경우, 단독 후보가 공천심사위에 올랐다. 당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선거 역시 강 대표 지역구 공천은 다른 지역구보다 손쉽고 빨랐다."고 밝혔다.
이번 대납 사건도 사건에 개입한 강 대표의 핵심 측근들이 일일이 강 대표에게 사건 과정을 보고했을 가능성이 높고, 강 대표도 어떤 형태로든 그의 스타일상 사건을 교통 정리해 줬을 개연성도 없잖다는 것. 이와 관련, 강 대표는 최근 이번 사건 관련자들을 크게 나무랐다고 한다.
◆강, 발단(?)=사건의 시작은 역시나 공천 후유증. 돈을 대납했다고 밝힌 윤진 대구 서구청장과 K 전 대구시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구청장 공천경쟁자였다. 공천 과정에서 윤 청장은 K 전 시의원의 선거법 위반혐의를 선관위에 제보했고 K 전 시의원은 구청장의 꿈을 접고 시의원에 출마, 당선됐다. 하지만 윤 청장이 제보한 선거법 위반혐의는 결국 K 전 시의원의 당선무효로 이어졌다. 더욱이 선거법 위반 과태료를 납부해야 할 당원들은 '돈을 왜 내야 하느냐.'며 불만을 드러냈고, 4·25 재선거를 앞두고 당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결국 윤 청장이 돈을 대납한 셈. 서구의 한 한나라당 당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윤 청장이 공천되고, K 전 시의원이 시의원 출마로 돌아서는 바람에 공천 혼선이 일었고 시의원을 노렸던 인사가 구의원으로 밀려나는 등 강 대표의 소위'하향지원 방침'에 공천갈등이 폭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방선거 후 공천 갈등으로 일부 당내 인사들이 강 대표 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나몰라라'=한나라당 내부에선 "강 대표가 (서구 사건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1당 대표에다 자신의 지역구 사건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다는 것. 또 상당수 서구민들 사이엔 강 대표에 대해 5번이나'등 돌린 남자'라고 혹평하고 있다. "5번이나 밀어줬는데 서구를 위해 한 게 뭐냐."는 식의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 낙후된 서구에 대한 화살이 최근 강 대표에게 집중되는 것도 당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강 대표의 한 측근은 "서구 민심이 갈수록 강 대표를 떠나고 있어 걱정"이라고 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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