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살면 축구 자주 보러 가겠다'는 부러움 섞인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런던에서도 한국인들 사이에서 프리미어 리그를 직접 관전한 경험은 무용담으로 통한다. 티켓 구할 기회가 거의 없고 설사 기회가 와도 선뜻 잡을 수 있는 가격이 아니다.
반면 영국까지 왔으니 반드시 축구를 봐야겠다는 한국인들은 많다. 축구를 직접 볼 수 있다면 어느 팀의 경기라도 상관없다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런던에서 발행되는 한인 신문에서는 이들을 겨냥한 여행 패키지 상품 광고를 찾을 수 있다. 비교적 쉽게 표를 얻을 수 있는 포츠머스나 미들즈브러 같은 비인기 지방팀의 홈경기 티켓과 교통편, 식사를 제공한다.
관심없는 팀의 경기를 보기위해 멀리까지 가는 일이 탐탁치 않은 사람들은 암표를 사는 쪽을 택한다. 그러나 런던에서 열리는 경기는 관광객이 많은 탓에 암표가 특히 비싸다. 인터넷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비공식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방법은 표를 구할 수 있는 경기가 한정돼 있고 비인기 경기도 지나치게 비싸다. 런던 연고팀과 유명하지 않은 원정 팀 경기의 암표를 적당히 비싼 가격에 구입해서 보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이유다.
지방팀 경기를 보러가는 패키지 상품은 한화로 20만 원, 적당히 비싼 암표도 대부분 10만 원을 넘는다. 2시간을 즐기는 데 투자하기에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차라리 펍에서 TV로 보는 편이 나을 정도다.
한국 스포츠 케이블 채널이 유명 팀들의 경기를 주로 중계하니 잉글랜드 축구는 다 재미있다고 생각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팀들 간의 실력 차가 크고 같은 팀이라도 그날 경기에 어떤 선수가 몇 분을 뛰느냐에 따라 경기 내용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비싼 아스날 경기에 가서 '유소년 축구'만 보고 왔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다.
정말 영국에서 축구를 제대로 보고 싶다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빅 매치'를 택하는 것이 낫다. 경기 자체도 흥미로울 뿐 아니라 세계적인 선수가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직접 보는 것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대단한 감동을 준다. 값을 매길 수 없는 경험이기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첼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이라면 암표상을 찾기 전에 '바이고고(http://www.viagogo.com)'사이트에 들어가 볼 것을 권한다. 익스체인지 티켓, 즉 예매를 한 뒤에 환불을 원하는 사람들이 내놓은 티켓을 살 수 있는 사이트다. 오래전에 매진된 빅매치라도 티켓이 남아 있고, 당장 없다해도 경기가 다가올수록 티켓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 틈나는 대로 사이트에 들르다 보면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다.
단, 각 팀의 공식 서포터만이 살 수 있어 미리 유료회원으로 가입해 둘 필요가 있다. 첼시의 공식 회원이 되려면 25파운드(한화 5만 원 상당)가 필요하다. 회원 가입비 때문에 이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한번만 사더라도 회원에 가입하고 정가로 티켓을 구하는 것이 암표를 사는 것 보다 저렴하고 안전하다.
박근영(축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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