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나라 살림 거덜내기로 작심한 것인가

참여정부의 비효율적 국정운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돈과 사람에 관한 인식이나 행동은 무책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려는 고뇌의 흔적은 안 보이고,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 50년대식 사고가 판을 치고 있다. 어제 국무회의가 의결한 '2008년 예산안 편성 및 기금 운용안 작성지침'을 접한 소회다.

정부는 내년 재정지출을 올해보다 7, 8% 증액(253조~256조 원) 시켰다. 신설된 기초노령연금 2조4천억 원을 포함, 복지부문 지출을 전체 지출의 30%대로 늘리고, 경제부문 지출은 18.4%(2006년) 이하로 떨어뜨렸다. 2010년에는 국민연금 등 4대 연금 부담만 8조7천억 원으로 늘어난다는 추계도 나왔다. 쓰는 돈은 늘어나는데 투자 사업비는 줄어드는 복지 우선의 재정운용이다.

정부의 재정운용이 방향착오라는 것은 국가채무 추이에서 잘 드러난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의 국가채무는 165조 원이었으나 2007년에는 301조 원(추계)으로 늘어났다. 4년 만에 82%의 빚을 불린 것이다. 기업이었다면 최고경영자가 물러나야할 사안이다. 창고 비는 데는 아랑곳하지 않고 쓸 궁리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작심하고 나라를 거덜내겠다는 생각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공무원 인력 부문도 마찬가지다. 지난 4년간 실 인원을 9만 명 가까이 증원한 것으로 모자라 2007년부터 5년간 또 5만 명을 더 뽑겠다는 것이다. 이 정부가 아니면 불가능한 발상이다. 국정을 보는 눈이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는지 쓴웃음만 짓게 된다.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복지는 사상누각이다. 언젠가 국민들은 누린 것 이상의 바가지 청구서를 받게 될 것이다. 그것은 후손들에게까지 죄를 짓는 일이다. 정부는 재정운용기조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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