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연쇄살인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추리극의 형태로, 우발적인 살인과 죽음을 불러들이는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과 죽음의 본능을 탐색할 기회를 준다.
화투판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비명과 살육으로 얼룩진 결말로 치달으며, 서로 불신하며 공포에 떠는 사람들의 복잡한 심리를 잘 보여준다. 살인사건의 발단은 어이없게도 생명을 다루는 보건소장(박해일)으로부터 시작된다. 보건소장이 준 성분불명의 약물을 고용량 복용해오던 학교 소사인 춘배(성지루)는 점차 성질이 급해지고 의심이 많아지고, 굶어죽은 열녀귀신이 보이는 환시에 시달리다가, 종국에는 현실과 환각의 경계가 무너지고 만다. 춘배는 약물로 유발된 환각과 망상을 보이는 '기질성 정신장애' 상태에서 끔찍한 살인을 저지른다. 환각 상태에서는 난폭한 행동이나 예측불허의 충동적인 행동과 판단력 상실이 생길 수 있다. 알코올이나 환각제 같은 약물, 뇌종양, 간질, 뇌막염같은 뇌장애나, 비타민결핍증 및 시각장애나 청력장애와 같은 감각박탈 등도 이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기적의 신약 제조에 성공한 보건소장은 약물 효과에 대한 임상실험을 위해, 인심 좋고 심성이 밝은 사람들이 산다는 무공해 마을인 극락도를 선택한다. 약물에 절어 흥분과 환각의 도가니에서 타락한 욕망에 눈이 먼 주민들은 아귀다툼의 희생자가 되고, 순박한 섬 주민을 임상실험의 대상으로 선택한 비인간적인 의사는 자신의 비극적인 선택으로 인해 고통 받다가 자살로 마무리한다.
사건을 마무리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초등학교 교사인 장귀남(박솔미)은 여성특유의 지혜로움을 발휘하며 보건소장이 살인사건의 중심에 있음을 알아내고 최후의 생존자로 남는다.
이 영화는 '기적의 신약'으로 인간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경영인과 의료인의 윤리가 얼마나 쉽게 독선에 빠질 수 있는 것인가를 보여주며, 궁극적으로는 탐욕과 이기적인 본능에서 자유롭지 않은 모든 인간에 대한 비판을 내포하고 있다.
김성미 마음과마음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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