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출발! 2007 대선 레이스)③충청도의 선택은

정운찬? 심대평? "좀 더 지켜봐야지라~"

'충청표심'이 대선 승리의 척도(바로미터)일까? 지난 네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도 승자는 곧 대통령 당선이었다. '충청도민이 선택하면 이긴다.' VS '충청도는 이기는 쪽에만 선다.' 어느 얘기가 맞든 13~16대 대통령은 충청도에서 이겼다.

올 17대 대선 역시 충청권 민심은 중요한 변수다. 대전을 포함한 충남·충북의 유권자 수는 350만 명 정도로 전국 유권자 수의 10분의 1이지만 영호남으로 갈린 대선구도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이해찬 전 총리 등 고향 출신 인사가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충청도민들은 '좀 더 지켜봐야지라~.'라고 말한다. 좀체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성향이라고 한다.

지난 선거를 보자.

13·14대 대선에선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이 '충청+영남', 15·16대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노무현 대통령이 '충청+호남'으로 대권을 거머쥐었다.

13대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충청권에서 75만 7천713표를 득표, 김영삼·김대중 두 후보를 합친 73만 4천282표보다 더 많이 얻었다. 14대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이 민자·민주·자민련 3당 합당의 힘을 바탕으로 대전·충남·충북 3곳 모두에서 40%에 이르는 득표율로 김대중 후보를 압도했다.

반면 15·16대에선 '호남'과 손잡았다. 15대에선 이른바 'DJP 연합'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이 108만 6천252표(42.8%)를 얻어 67만 7천933표(27.3%)에 그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눌렀다. 당시 대선에선 우연찮게도 두 후보의 전국 득표수 차이(39만 557표)가 충청권의 표 차이(40만 8천319표)와 거의 비슷해 충청권 표심이 더욱 부각됐다.

16대에서도 역시 충청도는 노무현 대통령을 선택해 당선시켰다. 노 대통령은 행정수도 이전이란 공약으로 표심을 얻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25만 6천286표 차로 이겼다.

12월 치러지는 17대는 여전히 안개 속이지만 충청권에 대한 각별한 구애는 계속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부모와 충청도의 인연이 남다름을 강조한다. 충북 옥천은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고, 충남 아산에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들렀던 삽교천 방조제와 박 전 대통령이 중건한 현충사 등이 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역시 소외된 충청권의 경제회생 프로젝트를 내세우며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충남 공주출신의 정 전 총장 역시 범여권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며 충청권 민심의 대변자로 거론되고 있다.

국민중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실제 충청도 사람들은 영호남의 패권주의에 밀려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지역의 권익을 증대시키는 정치 세력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4·25 재보선에서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를 당선시켜 충청 도민들은 또다시 대선에서 선택의 폭을 열어뒀다. 한나라당 텃밭도, 그렇다고 범여권 텃밭도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킨 것이다. 충청도의 선택이 과연 이번 대선에서도 결정적 영향을 끼칠지 지켜볼 일이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 충청후보 출현 '오리무중'

올 17대 대선에서 충청도 출신이 대선주자를 낼 수 있을까?

다만 대선출마를 두고 갈짓자 행보를 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가장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충청도에 진 빚을 갚겠다."고 하지만 정작 그의 인지도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박근혜 전 대표에 턱없이 모자라다.

지난 9일 (주)리서치앤리서치가 충청도민 1천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충청도는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이명박(31.5%)·박근혜(29.5%)·손학규(5.2%)·정동영(4.4%)·이해찬(1.7%)·정운찬(1.1%) 순이었다.

정 전 총장은 범여권 대통합이 오리무중(五里霧中)인 탓에 언제든 떠오를 수 있는 카드지만 자생력이 약한 것이 현실.

4·25 재·보궐 선거 대전 서을에서 당선된 국민중심당 심대평(충남 공주) 대표는 충청권 민심을 가장 잘 대변할 정치인 1위(25.8%)로 조사됐다. 이어 ▷정우택 충북지사(13.2%) ▷이완구 충남지사(8.9%) ▷정 전 총장(5.5%) ▷박성효 대전시장(4.5%) ▷이인제 의원(4.3%) ▷이해찬 전 총리(4%) 등의 순이었다.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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