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산업 선점을 위한 자치단체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고령화 추세에 맞춘 정부 관련 정책과 법 제정이 쏟아지면서 한 발 앞서 노인 복지 시장을 점령하려는 자치단체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
대구 기초자치단체들의 실버 산업 선점 경쟁이 가장 먼저 구체화되고 있는 사업은 국비 105억 원, 시비 105억 원, 민자 55억 원 등 모두 26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시니어퓨전체험관'이다. 보건복지부가 수도권 1곳, 비수도권 1곳을 선정하기 위해 다음달 9일까지 공모하는 이 사업은 노인 요양, 전용주택, 의료기기, 한방, 고령친화보험, 금융체험관 등 실버 산업 전반에 대한 홍보, 전시를 목적으로 해 그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실제 1992년부터 지금까지 120개의 체험관을 갖춘 이웃 일본은 이 사업을 통해 고령친화산업을 크게 발전시켰다.
이에 따라 수성구청은 최근 지하철 2호선을 낀 대구 범어네거리 역세권 일대 신축 예정 건물을 사업부지 후보로 선정, 대구시에 추천했다. 민간사업자가 그랜드 호텔 바로 옆에 연면적 3천 평 규모의 신축 건물을 준공하겠다는 사업 내용을 구청에 제출하면서 이곳 1천500평에 시니어퓨전체험관 조성 계획을 세운 것. 중구청과 동구청도 보건복지부 공모를 전후해 중구 대우빌딩, 동구 동양고속버스터미널 건물을 사업부지 후보로 추천함에 따라 다음달 초 대구시 전문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지가 선정될 예정이다.
이 같은 지자체들의 실버 산업 선점 경쟁은 이제 시작이다. 지난해 말 노인 수요 증가에 대비해 고령친화산업진흥법이 첫 공포 됐고, 지난 20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관련 시행령이 입법예고된 뒤 6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것. 이 법은 공인 규격을 통과한 우수 제품을 '고령친화상품'으로 인증하고, 고령친화산업 지원사업에 필요한 조직과 인력 등을 갖춘 기관을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로 지정하는 등 한국형 실버 산업의 체계적 육성을 지원하게 된다. 결국 실버 산업에 대한 국비 지원이 훨씬 늘어나고 손쉬워져 관련 사업을 먼저 발굴하려는 광역 지자체 경쟁도 점점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것.
이수동 대구시 신산업 담당은 "시가 올해 국비 신청 및 용역 발주를 계획한 관련 사업만 시니어퓨전체험관, 고령친화산업센터, 실버웰빙단지, 노인재활병원 등 4개에 이른다."며 "남들보다 먼저 좀 더 다양한 실버 산업 분야를 개척하지 못하면 노인 복지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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