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텃밭인 대구·경북의 4·25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를 했다. 하지만 지도부 총사퇴론 등 중앙당은 쑥대밭이 돼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는 반면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은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시당=4·25 재보궐선거가 끝난 다음 날인 26일 오전. 대구 범어동 한나라당 대구시당 당사. 선거참패 이후 대책회의를 갖는 등 당사가 숨가쁘게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아르바이트 직원만 걸려오는 전화를 받고 있을 뿐 당사는 텅 비어있었다.
한나라당 대구조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앞산 '달비골'을 오르고 있었다. 이 자리엔 3선 국회의원인 박종근 시당 위원장, 이해봉·주성영 국회의원, 당 소속 일부 시의원, 시당 사무처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등산에 대해 시당 측은 "이미 계획된 정기 산행"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당 일부 핵심 당원들은 "선거 투표일 개표가 종료되기도 전에 '졌다'고 시내 술집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술판을 벌인 것도 모자라 대책회의 등을 통해 당을 추스르기는커녕 선거 다음날 등산을 하는 시당의 모습에 씁쓸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경북도당=봉화지역구 3선 국회의원인 김광원 경북도당 위원장은 26일 4·25 봉화군수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패한 데 대해'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봉화)현지 사정도 모르면서 아무나 주면 된다는 지도부의 오만이 저지른 결과"라고 했다. 선거기간 당 후보를 지원하지 않은 데 대해선 "(나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날개를 잘라놓고 선거를 치른 결과"라며 화살을 당에 돌렸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두 번이나 추천한 후보를 중앙당이 받아들이지 않고 소위 '낙하산 공천'을 하자 선거기간 한나라당 후보와 등을 돌렸다. 선거 사령관인 지역 국회의원이 당후보를 지원하지 않은 것은 당 입장에선 있을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고 선거에 패한 한나라당 후보 측근들은 아직 김 위원장에 대한 '화'를 억누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은 선거 때 '적'이었던 무소속 후보의 27일 군수 취임식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중앙당의 의원총회 일정 때문에 참석을 하지 못했다. 김 위원장은 엄태항 봉화군수가 재보궐선거 전에 한나라당 입당을 신청하자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입당 자체를 거부한 바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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