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누구는 형제가 의원되고…" 전직 대통령 아들의 운명

전직 대통령 아들 간의 엇갈린 정치적 운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들 재국 씨와 노태우 전 대통령 아들 재현 씨는 수차례 총선 출마를 시도했으나 결국엔 접었고,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 현철 씨는 수년간 출마 움직임을 보이다가 지난 총선에선 후보등록까지 했으나 투표일을 며칠 앞두고 비난여론 등으로 포기해야 했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중에는 장남 홍일 씨에 이어 차남 홍업 씨도 이번 국회의원보선에서 시민단체들의 강력 저지 움직임에도 불구, 끝까지 출마를 강행했고 금배지를 달게 된 것.

홍업 씨는 후보등록을 앞두고 경쟁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10% 정도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아버지 지지세력인 동교동 인사들과 민주당 당직자들의 적극 지원으로 판세를 역전시켜 당선됐다. 어머니인 이희호 여사까지 뛰어들어 아들을 당선시켜줄 것을 호소했을 정도. 그러나 광주·전남 지역의 60여 개 시민단체들은 홍업 씨가 비리혐의로 수감됐었고 세습 정치가 된다는 점 등을 들어 출마 저지 연대운동을 벌였다. 이 같은 싸늘한 여론에도 불구, 홍업 씨는 당선되자마자 동교동의 아버지 집으로 달려갔고 "아버지가 그렇게 기뻐하신 것은 처음 봤다."고 했다.

형인 홍일 씨도 15·16대 총선 때 목포·신안지역에서 잇따라 당선된 뒤 17대에는 전국구로 활동했으나 비리에 연루돼 유죄판결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김현철 씨는 2004년 총선 출마를 위해 주소지를 서울 구기동에서 아버지 고향인 경남 거제로 옮긴 뒤 후보등록까지 했으나 나흘 만에 포기했다. 홍업 씨 경우처럼 현지의 시민단체들이 출마저지 운동을 벌였던 것.

그는 아버지가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15대 총선 때도 출마 움직임을 보여왔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제에 다시 출마할 것이란 얘기가 나돈다.

전재국 씨는 14대 총선 때부터 아버지 고향인 합천 등을 중심으로 출마설이 나돌았으며 16대 때는 5공인사들과 함께 출마, 5공 신당을 추진한다는 설이 무성했으나 이제 뜻을 접고 출판업을 하고 있다.

노재현 씨 경우 15대 총선 때 아버지 고향인 대구에서 출마하려 했으나 아버지의 비자금 파동 등에 휩쓸리면서 뜻을 접었고, 16대 총선을 앞두고는 무소속 출마 소문이 있었다. 이처럼 아버지 고향에서 정치적 꿈을 키웠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음에도 그들의 운명은 확연히 갈렸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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