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자이너가 절실한 요즘, 장현미(43) 씨는 선배 디자이너들에게 '성실한 디자이너'로 꼽힌다.
사실 두 개 브랜드를 이끌어가려면 성실하지 않을 수 없을 터. 1991년 스물여덟의 나이로 런칭한 프리밸런스와 지난해 런칭한 세컨드 브랜드 메지스의 디자인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40대 중반이지만 벌써 16년째 자신의 브랜드를 이끌고 있으니 중견디자이너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다.
그간 많은 일을 겪어왔다. 1990년대 의류업체가 흥청망청 호황을 누리던 도중 IMF가 닥쳤다. 모두가 어려움을 겪은 IMF였지만 그에겐 오히려 기회였다. 매출이 잔뜩 움츠렸지만 자신만의 살 길을 찾아나섰다. 그가 원가 절감에 눈길을 돌리게 된 이유다.
값비싼 수입원단의 사용을 중단하고 대구에서 생산되는 원단에 아이디어를 가미하기 시작했다. 지역생산 원단에 자수를 새겨넣는 식이다. 이처럼 아이디어와 발품으로 '나만의 원단'을 확보하게 됐다. 아울러 장 씨는 소재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디자인 카피는 쉽지만 소재 개발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트렌드를 추구하면서도 우리 브랜드 만이 추구할 수 있는 소재로 차별화를 시도했죠."
현재 장 씨가 하고 있는 역할은 디렉터. 디자이너는 자기 역할만 하면 되지만 전체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모아서 하나의 컨셉으로 모아내는 것이 장 씨의 역할이다. 자신의 감각에 100명이 넘는 회사 직원들의 운명이 걸려 있어, 어깨가 여간 무거운 것이 아니다. 매달 홍콩·중국·일본으로 시장조사를 나가는 이유다.
"쉰쯤 되면 나만의 디자인을 드러낼 수 있는 개인 숍을 내고 싶어요. 선이 크고 기하학적 무늬가 있는 디자인을 좋아하거든요. 제 옷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들의 옷을 만드는 행복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문화공간도 만들 테니 그때 꼭 놀러오세요."
최세정기자
사진·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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