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송이 생산지인 울진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발생한 산불로 올가을 송이 채취는 물론 송이 생육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쳐 향후 송이생산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또 소나무와 잡목 등이 불에 타면서 발생한 숯덩이들이 빗물에 섞여 바다로 유입됨에 따라 미역 생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번에 발생한 산불로 초토화된 기성면 삼산리와 원남면 길곡리, 갈면리 등지의 임야 70여ha 가운데 절반 정도인 30~35ha가 송이산지라는 것.
이곳의 연간 송이 생산량은 울진지역 생산량의 5%인 3t 규모로 1kg당 10만 원씩 계산하더라도 연간 소득은 3억 원에 달한다.
송이 채취농 김상윤(42) 씨는"산불은 소나무 균류 버섯 포자까지 모두 태우기 때문에 산불이 나면 송이는 끝장"이라고 했다.
김 씨는 또 "송이는 30~60년생 소나무 숲에서 주로 자라는데 소나무를 다시 심고 복구하기까지 최소 30년이 소요되는 만큼 채취농가의 생계가 막막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산불은 해안가인 기성면 망양리 주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망양 주민들은 연안 바위에 붙은 미역을 제대로 채취하지 못한 데다 산불로 인한 잿물의 바다 유입으로 미역 생산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민 김모(70) 씨는 "망양리 돌각은 울진 고포미역 다음으로 유명하다."면서 "지난 겨울 미역 포자 생성이 잘못됐는지 올봄 생산량이 급감했는데 산불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며 우울해했다.
한편 29일 발생해 한때 국도가 통제되고 수백 명의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던 울진 산불은 30일 오전 대규모 소방장비와 인력투입으로 불길을 잡은 데다 이날 밤부터 내린 비로 완전 진화됐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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