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황소'의 질주가 다시 시작됐다. 1990년대 맹위를 떨친 거대한 황소가 아니라 '베이비 불스(Baby Bulls)'지만 그 기세는 매섭다.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에서 '농구 명가' 시카고 불스가 달리고 있다.
불스는 마이클 조던을 앞세워 1991~1993년, 1996~1998년에 걸쳐 6차례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팀. 리그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 스카티 피펜, 리바운드왕 데니스 로드맨, 안정감 있는 파워 포워드 호레이스 그랜트 등과 토니 쿠코치, 론 하퍼, 스티브 커 등 든든한 벤치 멤버들에 필 잭슨 감독의 지도력이 어울려 불스의 황금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조던의 은퇴 이후 상황은 변해 2001-2002, 2003-2004 시즌 동부 컨퍼런스 최하위에 그치는 등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2003년 가드 커크 하인릭(190cm), 2004년 슈팅 가드 벤 고든(191cm)을 신인 드래프트에서 뽑으며 팀 정비에 탄력이 붙었다. 포워드 루올 뎅(206cm)을 데려온 것도 짭짤한 수확. 약점인 골밑은 이번 시즌 강력한 수비와 리바운드로 골밑을 지배하는 '빅벤' 벤 월러스(206cm)로 보강했다. 올 시즌 하인릭(16.6점· 6.3어시스트), 고든(21.4점), 뎅(18.8점· 7.1리바운드), 안드레스 노시오니(14.1점, 5.7리바운드)로 이어지는 공격과 월러스를 축으로 한 골밑 장악력(10.7리바운드)은 수준급이었다.
5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오른 불스는 결국 일을 냈다. 동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8강전(7전4선승제)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 마이애미 히트를 4대0으로 완파하고 4강전에 진출한 것. 마이애미의 명장 팻 라일리 감독도, 부상당한 어깨 수술을 연기한 채 경기에 나선 '플래쉬(Flash)' 드웨인 웨이드와 베테랑인 '흑상어' 샤킬 오닐 콤비도 젊은 황소들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불스의 상승세는 어디까지 계속될까. 조던의 시대 때부터 숙적인 2004년 NBA 챔피언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불스의 다음 상대다. 아이제이아 토머스, 조 듀마스, 데니스 로드맨, 빌 레임비어 등 NBA의 소문난 악동들이 모여 거친 파울을 마다않는 강력한 수비와 끈끈한 조직력으로 '배드 보이스(Bad Boys)'라 불렸던 피스톤스는 번번히 조던과 불스의 앞을 가로막았던 팀. 선수들 면면은 바뀌었지만 두터운 수비벽은 여전히 피스톤스의 트레이드 마크다.
월러스를 불스에 내줬지만 천시 빌럽스, 리처드 해밀턴, 테이션 프린스, 라시드 월러스에다 시즌 중 올스타 출신 포워드 크리스 웨버가 가세한 피스톤스는 공·수 균형이 잘 갖춰진 우승 후보. 젊은 황소들이 피스톤스의 수비벽을 뚫고 어디까지 전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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