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흔들리는 가정, 폭력 근절에 힘 모아야

"사는 데 걸림돌이 된다"며 5세 어린 딸을 바다에 던진후 실종된 것처럼 속인 비정의 아버지, 자신을 꾸짖는다며 어머니를 수 차례 흉기로 찌른 패륜 아들, 그 아들이 경찰에 붙잡힐까봐 강도사건으로 위장한 안타까운 모정….

5월 '가정의 달'이다. 우리 주변에는 가족간 신뢰와 사랑이 넘치는, 화목하고 건강한 가정들이 여전히 많다. 반면 풍랑속 조각배 같은 가정들, 언제 난파될지 모를 '위기의 가정들'도 적지 않다. 문제는 흔들리는 가정이 갈수록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이런 가정의 공통적 병리현상은 자녀'배우자'부모 등 가족 구성원에 대한 지속적인 폭력과 그로 인한 가정해체다. 신체적 학대뿐만 아니라 언어적'정서적 학대, 경제적 학대 등 갈수록 복합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의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경우 80.9%가 집에서 이루어지며, 가해자의 83.2%는 부모다. 세계 최고 수준 이혼율을 보이는 우리 사회에서 이혼 사유 1순위는 가정폭력이다. 작년 대한의사협회주최 심포지엄에서는 노인학대가 매년 30% 이상씩 증가하며, 가해자의 약 70%는 아들과 며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울타리 안이라는 특성상 이런 통계 숫자는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가족 구성원을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 아직도 가정폭력을 가족 문제로만 방치하는 사회적 관행이 주원인이다. 가정폭력'가족학대는 가정 황폐화의 주범이며, 대물림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각 가정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가정폭력 예방, 가해자 교육,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및 지원대책 등 국가 차원에서 폭력의 고리를 끊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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