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makes mountain?"
2일 오후 대구 경복중 도서관. 프랭클린(미국·세계지리 담당) 교사는 15명의 1학년생들에게 '산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고 질문을 던졌다. 그가 칠판에 분필로 쓴 단어는 'Tectonic plates(지각판)'. 이 지각판의 충돌로 땅이 솟아나 산을 형성하게 된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학생들은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중학교 1학년에게는 어렵게 느껴졌지만, 프랭클린 씨는 특유의 활기찬 몸짓으로 학생들의 이해를 쉽게 이끌어내는 듯 보였다. 40분간의 수업을 마친 그는 "한국 학생들은 수업 집중력(Attention)이 매우 뛰어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학생들의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 각 학교마다 원어민 보조교사, 방과후 영어 수업 편성 등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경복중이 대구 미국인 학교(캠프조지 내)와 손잡고 이색 영어 수업을 진행 중이어서 화제다.
경복중이 속한 협성교육재단은 2001년부터 대구 미국인 학교와 자매결연을 하고 일일 교환학생 체험, 친선 축구·농구대회, 연극 공연 등 행사를 치렀는데 올해부터는 아예 한국 학생들의 수업도 하게 됐다.
3월 말부터 시작된 영어 수업에는 현재 7명의 미국인 학교 교사가 참가, 월~목요일 방과후 두 시간씩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회화 위주 프로그램과 달리 수학, 사회, 랭귀지 아트, 음악, 미술, 세계 지리, 미술 등 미국인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내용과 방식 그대로 진행한다는 것이 이색적. 제목도 '영어로 하는 교과수업'이다. 재단 측은 이번 1기 수업을 6월까지 마치고 2학기에도 두 달간 수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1학년 박기태 군은 "미스터 루스텍(Mr. Leustek)이 가르치는 음악시간을 가장 좋아한다. 리듬과 비트의 차이점도 처음 알게 됐고, 팝송 '렛 잇 비'를 함께 부른 것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토론과 대화 위주의 미국식 수업은 참관하는 한국인 교사들에게도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평. 미국인 학교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사를 가르치고 있는 진철보 씨는 "100% 영어로 진행하는 형식도 이채롭지만 같은 과목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큰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철원 협성교육재단 이사장은 "반응이 좋아 내년에는 수업시간과 참가자 수를 늘리고 신입생들에게는 개학 전에 4주 동안 교내 영어 연수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복중 운동장에서는 미국인 교사·학생과 경복중 교사·학생들의 친선 야구 시합이 열리기도 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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