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쇄신 방안을 놓고 빚어진 내홍이 수습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갈등 당사자의 한 사람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3일 경주를 찾았다.
그의 경주 방문은 당 내분 수습을 위한 박근혜 전 대표 및 강재섭 대표와의 4일 3자 회동을 앞두고 이뤄진 것이란 점에 관심을 끌고 있다.
즉 이 전 시장은 자신의 텃밭이나 마찬가지인 경주방문을 통해 당내분의 수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갈등의 불씨로 남아있는 경선룰 결정 등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자신의 지지세를 과시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결의를 다지려 한다는 것이 지역 정치권의 시각이다.
같은 관측의 근거는 이 전 시장의 경주방문 목적이 경주 이씨 표암시조 향사 참석이라는 점이다. 표암시조 향사는 경주 이씨의 최대 문중행사로 지난 3월 21일 박근혜 전 대표가 역시 경주에서 열린 범박씨 문중행사인 '신라시조대왕 춘분대제 봉향식'에 참석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당시 박 대표의 범박씨 문중행사 참석은 사실상의 대선출마 선언으로 받아들여지며 지역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 전 시장의 이번 경주 이씨 문중행사 참석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날 경주 이씨 시조 향사는 각계 각층에서 3천여 명이 참석했다.
이 전 시장은 이에 앞서 불국사를 방문, 성타 주지 스님과의 대담을 가졌다. 이 자리서 최근 불국사 극락전에서 발견된 황금돼지가 대화의 주제가 됐으며 성타 스님은 "돼지는 앞으로만 나아가는 동물"이라는 화두를 건넸다. 이에 대해 주변에서는 "(이 전 시장이)뒤를 돌아보지 말고 추진력 있게 전진하라."는 격려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전 시장은 이어 경주 황성공원에서 방사성 폐기물처리장 유치 축하를 겸해 열린 경주시민대회에 참석한 뒤 경산에서 열린 '뉴라이트 희망전진대회'에 참석,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서울로 돌아갔다.
이날 이 전 시장의 경주방문에는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과 최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과 주호영·정종복·이병석·김광원 의원 등이 동행했다.
정경훈기자 jghun316@msnet.co.kr 경주 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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