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전문가들은 전체 외식 창업 중 10~15% 정도만이 성공 운운할 정도라고 말한다. 그만큼 외식 창업은 부침이 심하다. 쉽게 창업했다 쉽게 폐업하는 게 현실. 하지만 폐업보다는 튀는 아이템을 추가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 아이템 추가로 마치 새 음식점처럼 변신해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도 적잖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소 비용의 최대 효과'라는 경제 원칙에 충실한 것이다.
◆호프가 돼지고기를 만날 때
앞산 먹을거리 골목에서 '바벨 브로이'를 하던 안영미(45·여) 사장은 올 2월 '매자골 생돼지 숯불'이라는 간판을 새로 달았다. 기존에 직접 제조하는 생맥주는 그대로 팔면서 주 아이템을 돼지고기로 잡은 것. 안 사장은 "기존의 호프집은 오전 4, 5시까지 영업을 하기가 일쑤여서 너무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안 사장은 흔한 돼지고기를 잡으면서 '회전식 구이'라는 새 방식을 도입했다. 손님이 직접 손을 대지 않아도 자동으로 고기가 숯불에서 회전하면서 구워진다. 기존의 브로이에 약간의 리모델링을 한 덕분에 음식점 내부는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음악도 분위기에 맞게 클래식과 복고풍의 가요가 대부분이다. 안 사장은 "손님들이 고기집 치고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데 못 봤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곳의 특징은 결국 '모던한 고급스러움'과 '편리함'으로 대변될 수 있다. 연기가 풀풀 나며 힘들게 굽는 고기집과는 차별화된 것.
이곳의 변신은 성공이다. 오픈 당일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손님들이 들끊었고 지금도 평일 저녁엔 빈자리를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안 사장은 "동네 주민들 중엔 일주일에 두세 차례 찾는 경우도 많다."며 "점심 손님도 꾸준히 늘고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순두부에 우럭무침회 추가요!
성서공단 내 '황금어장 강릉집'은 지난해 11월만 해도 '맷돌 순두부'라는 간판을 달고 장사를 했다. 정용진(41) 사장은 "공단 지역이라 점심 손님은 있었지만 저녁 손님이 별로 없어 고전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고심한 끝에 변신을 시도하기로 했다. 기존의 순두부와 청국장 등을 살리면서 '우럭무침회'를 앞세우기로 했다. 정 사장은 "웰빙 시대라 고기보다는 무침회가 좋을 것 같았고 그 중에서도 우럭이 씹히는 맛도 있고 살이 단단해 물러지지 않는 장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20년 넘게 음식 장사로 평소 손맛이 있던 정 사장은 한 달 만에 새콤달콤하고 독특한 '우럭 무침회'를 만들어냈고 지난해 12월 주방과 실내 일부를 고쳐 기존 음식점을 새롭게 변신시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존 낮 손님에다 저녁 손님까지 대거 몰리기 시작한 것. 정 사장은 "메뉴를 추가하고부터 매출이 기존보다 40~50% 늘었다."고 웃었다. 공단인데도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엔 가족 손님들도 차츰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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