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으뜸농장] ⑮예천 참한농원

"유기농으로 생명농업 일궜죠"

▲ 매년 4월 중순 열리는
▲ 매년 4월 중순 열리는 '종산가족과 함께하는 봄맞이 축제'. 회원들이 꽃 솎아내기 작업을 하고 있다.
▲ 미생물로 발효시킨 퇴비를 점검하고 있는 이현부 씨.
▲ 미생물로 발효시킨 퇴비를 점검하고 있는 이현부 씨.

"대단위 단일품종 농사는 안됩니다. 특히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으려면 위험하죠. 여러 품종을 심어 놓으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습니다. 병충해도 적고, 윤작에 따른 수확량 감소도 덜하고…. 경험을 통해 알아냈죠."

예천군 개포면 가곡 2리 참한농원 이현부(51) 씨는 '땅 생명 하늘'을 생각하며 바른 농사짓기를 실천하고 있다.

이 씨는 이곳에서 벼 8천 평과 배 5천 평, 복숭아 3천 평의 농사를 짓는다. 농장 주위에는 호두와 감, 자두, 모과, 매실, 산수유 등 다양한 과실 나무를 키운다.

쌀농사는 농약을 일절 쓰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한다. 논에 자라는 풀은 우렁이를 이용해 해결한다. 유기농으로 재배한 것이라 시중보다 가마(40㎏)당 5만 원 정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한다.

주력 농사인 배에도 화학농약, 화학비료, 성장촉진제 등은 전혀 쓰지 않고 토착 미생물로 발효시킨 쌀겨를 주원료로 만든 퇴비를 사용한다. 잡초는 호밀을 심어 다 자란 뒤에 쓰러뜨려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한다. 복숭아 역시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해서 껍질째 먹게 한다.

쌀, 배, 복숭아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

"처음부터 유기농을 작정하고 덤벼들었기 때문에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어요. 이제는 농법도 정착됐고 생산량도 일반농과 거의 비슷합니다."

판매는 대부분 인터넷으로 한다. 2002년 시작한 인터넷 거래가 90%를 넘었으며 현재 회원은 300명 정도. 특이한 것은 단골 회원이 많다는 것이다. 가족처럼 속내를 내비치고 가족처럼 대하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4월 중순이면 스스로 기획하고 음식도 준비하는 꽃잔치를, 가을에는 수확잔치를 갖는다.

이 씨 부부는 생명을 최고의 선으로 받들며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는 농부다. "농사야말로 남을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생명 살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까? 그런 면에서 저는 성공한 거죠."

예천·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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