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태료 대납' 수사, 공천비리에 결국 칼끝 조준?

검찰 수사 방향은?

대구 서구 한나라당 과태료 대납사건과 관련, 검찰이 최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서구 사무실과 윤진 대구서구청장의 사무실 및 집을 압수수색한 가운데 이번 사건이 검찰의 한나라당 공천비리 수사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역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 우선 서구 과태료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해서라도 강 대표를 소환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역 정치권에서 드높아 검찰의 강 대표 소환 여부에도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강 대표의 서구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에 내장된 하드디스크, 각종 회계서류 등을 가져갔고, 윤 청장의 집무실과 집에서는 공천관련 서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찾아냈다. 또 검찰은 윤 청장과 강 대표의 서구 후원회 사무국장인 노 모씨 등 사건관련자들의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일단 사건의 사실관계 규명에 수사의 초첨을 맞추고 있지만 공천비리 수사로 확대할 가능성도 없잖다.

우선 이번 압수수색에서 윤 청장으로부터 대납금을 받은 노 국장이 5선 국회의원인 강 대표의 회계책임자라는 점. 소위 노 국장은'돈'을 관리하는 사람으로, 검찰도 강 대표의 서구 사무실에서 각종 회계서류를 압수했다는 부분에서 수사 범위를 공천비리 수사로까지 확대할 의지가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또한 대납금이 강 대표의 서구 사무실에서 오고 간 것으로 알려진 것도 석연치 않은 구석이라는 것.

실제 검찰은 몇 년 전 지역의 전직 국회의원의 학내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계좌추적을 통해 학내비리와 무관한 뭉칫돈을 발견했다. 이 사건은 공천비리 수사로 확대됐고, 결국 공천대가로 수억 원의 돈을 주고받은 이 국회의원과 당시 경북의 기초단체장 2명이 구속됐다. 학내비리 수사가 결국은 공천비리 수사로 확대된 것.

이번 서구 사건의 경우, 강 대표를 즉각 소환조사해야 한다고 열린우리당 등은 주장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대구시당은 3일 성명서에서 "이번 과태료 대납 사건의 배후 규명과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강 대표 소환조사가 필수적이다. 강 대표의 회계책임자가 3천500만 원이라는 과태료를 현금으로 대납했는데 강 대표가 모를 리 없다. 검찰은 배후 및 실체규명에 한 점 의혹없는 수사를 해야 하고, 국민들도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법무부의 공천비리 실태 및 대책 보고와 관련, "공천헌금은 매관매직 범죄이며 가장 악질적인 부패범죄로 철저하게 근절돼야 한다. 일부 정당이 불편해 할 수 있으나 분명한 객관적 사실로서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강 대표는 최근 두 차례나 검찰에 (과태료 대납사건에 대해) 한 점 의혹없는 수사를 해 달라고 했다. 강 대표도 이미 서구 사건 자체를 몰랐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