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환자들은 예방을 소홀히 생각하기 때문에 병을 만들어서 온다. 예를 들면, 우리가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 세 번의 양치질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요건인 것이다. 또한 식사 후나 취침 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여러 가지 이유로 하지 않는 데서 충치나 잇몸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문화도 이와 마찬가지다. 건강한 정신과 새로운 활력을 위해서는 평소에 카타르시스를 많이 누려야 한다. 특히 요즘같이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고, 사는 재미가 예전 같지 않을 때에는 더더욱 삶의 환기가 필요하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운동도 좋지만, 공연장이나 전시관 등을 찾아서 휴식을 갖는다는 것은 최고의 예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마치 문화를 사회 기득권자들의 전유물쯤으로 여기는 착각들이다. 하지만 공연장이나 전시관을 가보라. 모두가 보통의 우리 이웃들뿐이다.
나는 외친다. "오늘을 사는 소시민들이여 선입견을 버려라."
돌이켜보면, 옛날에는 돌림병 말고는 큰 병들이 없었던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환경 탓도 있겠지만, 그 시절엔 가난했어도 여유가 있는 삶을 살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단옷날엔 마을 어귀에서 한판 잔치가 벌어지고, 추수 때면 서커스에 유랑극단들이 장터를 돌았다. 그러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어우러져 신명나게 즐겼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아이들은 쥐불놀이 자치기 비석치기 같은 놀이는 아예 알지도 못하고, 그저 컴퓨터와 학원만이 전부다. 어른들은 동춘서커스나 남사당은 잊은 지 오래고, 노래방이나 술집만을 유일한 휴식으로 삼고 있다.
부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복잡한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문화를 습관처럼 즐기자. 그것만이 병을 예방하고 장수하는 비결이다. 하루에 세 번 양치질 하듯 문화도 그렇게 말이다.
공정옥(치과의사·극단 '마카' 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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