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 "FTA 재협상 없을 것"

'세계 언론 자유의 날' 특별 인터뷰

알렉산더 버시바우(Alexander Vershbow) 주한 미국대사를 미대사관에서 만나 한·미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3일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을 맞아 매일신문과 광주일보, 부산일보 등 각 지역 유력지가 공동 인터뷰한 자리였다.

그는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유치한 것을 축하하고 "올해 한국이 스포츠 행사 유치에 가장 성공적인 것 같다."고 말문을 텄다. 버지니아 공대 총격 참사와 관련, "한국의 진솔한 위로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한·미 FTA 체결에 대한 평가와 국회 비준 가능성은 어떤가.

▶양국 정부가 지치지 않고 노력해준 것에 감사를 드린다. 협상 결과는 양국 모두에 실질적 혜택을 가져올 것이다. 양국 무역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농산물이 개방돼 기쁘게 생각한다.

피터슨 대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은 교역량이 중기적으로 60억 달러, 장기적으론 140억 달러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얻는 영향은 더 크다. 거대 미국 시장에의 접근이 쉬워지고 한국 내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은 교역량이 중기적으로 200억 달러, 장기적으론 410억 달러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FTA가 양국 국회서 비준되면 서로 특권을 가지고 있는 경제적 파트너십이 강화될 것이다. 정치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고 북한에도 마찬가지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당연히 비준이 될 것이다.

-버지니아 공대 총격 참사로 내년으로 예정된 비자면제프로그램(90일 무비자 체류허용) 가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있다.

▶그렇지 않다. 지난주 의회 관계자들과 이런 얘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 등 몇몇 나라에 대해 비자를 면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상·하원이 모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인데 3% 거부율에 대한 유연성을 발휘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미국 쪽에서 한·미 FTA를 재협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외신을 통해 들려오고 있다.

▶한국 쪽 김종훈 수석대표가 "재협상은 없다."고 밝혔고, 미국 역시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 협상 타결 이후 한국어와 영어로 된 텍스트를 마무리하기 위한 번역작업만 남아 있다.

-개성공단 역외가공지역 인정을 놓고 한국정부는 "개성공단이 자유무역지대에 준하는 특혜관세를 받을 길이 열렸다."고 했고 미국 측은 "개성이라는 표현은 없다."고 주장,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김종훈 수석대표가 개성공단에 대한 언급은 없다고 확인했으나 언론 등 토론의 장에서 이 부분에 대한 얘기가 나온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협정이 지금 명시한 것은 앞으로 역외가공지역이 어떻게 정해질지 기준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되어 있다. 때문에 앞으로 개성공단이 역외가공지역으로 포함될지 여부를 판단하기는 너무 이르다.

-북핵 문제의 전망은.

▶우리는 2·13 합의의 초기단계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실망하고 있다. 미국이 하겠다는 약속은 모두 지켰다. 지연으로 손해보는 것은 북한이다. 에너지 지원, 중유 5만t 지원 등이 연기되고 있다. 1단계가 빠르게 이행돼야 2단계를 진행시킬 수 있다.

북한이 어떻게 핵을 폐기할지에 대해 아는 바 없다. 협상 테이블을 통해 북한의 의지를 알고 싶은 것이다. 부시 대통령도 외교적 해결을 원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한·미 공조가 더 중요하고 잘하고 있다. 중국, 일본 등을 통해서 압박해 핵 폐기를 하지 않으면 더욱 고립될 것임을 알려줘야 한다.

-버웰 벨 주한 미군사령관이 한국이 방위비를 더 분담하지 않으면 미군 재배치계획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한 진의가 무엇인가.

▶한국 언론이 과장한 측면이 있다. 세계 어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한국으로부터 받은 만큼 쓸 수 있다는 관점에서 말한 것이다. 한국의 분담금이 약간 적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것이다. 안을 잘 살펴보고 어느 곳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 양국이 논의해야 한다.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의 포용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우리는 6자 회담이 포용정책과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1차적 목표는 6자 회담을 통한 북한의 핵 폐기이고, 그 바탕에서 높은 수준의 남북한 평화 관계가 정착될 수 있다. 따라서 남북관계의 진전은 6자 회담 반걸음 뒤에 서야 한다. 국제적인 관계 속에서 남북 당사국 간의 관계가 더 좋아질 것이다. 한·미 양국 정부는 전술은 다를지언정 전략은 같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미국 정부도 관심 있나.

▶한국은 정치적으로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다이내믹하다. 대사 입장에서 여러 정당, 여러 후보들과 접촉해 잠재적 대통령 후보들과 익숙해지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 간섭하는 일은 없다. 양국은 공통의 이해관계가 많다. 대선 중에 한·미관계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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