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북부 변신' 아이디어 부재…"기획력도 떨어져"

道, 정부 개발프로젝트에만 의존 '하세월'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인 경상북도 북부권 발전을 위한 경북도의 개발 전략이 없다.

비슷한 낙후지역이었던 전남 서남권(목포 해남 등)은 대규모 국책사업비가 투입됐으며, 전북 무진장권(무주 진안 장수 등)도 태권도공원 등 국책 프로젝트로 개발붐이 일고 있다. 전남도 및 전북도가 강력한 사업의지를 갖고 아이디어 발굴 노력을 기울인데다 정치권 지원이 맞물리면서 얻어낸 성과다.

그러나 경북도는 북부지역에 대한 발전계획 마련보다는 스스로 보존 논리에 파묻혀 있어 북부지역민들의 소외감을 달래지 못하고 있다.

7일 경북도는 ▷중앙선 복선 전철화 ▷동서 6축 고속국도 건설 ▷36번 국도 확장 ▷동해 중부선 철도 부설 등을 12월 대통령선거 공약사업으로 추진해 줄 것을 각 정당에 건의했다. 하지만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을 마련해 야심찬 '작품'을 만들어내겠다던 민선 4기 출범 직후의 의지에 비하면 실망스런 수준.

중앙선은 서울 청량리~강원 원주~충북 도담~경북 영주~안동~의성~영천~경주를 연결하는 384㎞로, 도내 중부내륙과 북부지역을 관통하는 주요 철도노선. 도는 전철화를 추진 중인 청량리~충북 도담구간과 연계해 충북 도담~경주 구간(217㎞)에 대해 곡선이 많은 구간을 곧게 펴는 직선화와 전철화 사업을 추진하고, 이어서 복선화할 것을 제안했다. 현재 운행 중인 중부내륙·중앙고속국도와 연계해 수도권과 북부 및 중부내륙권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철도공사와의 사전 협의가 제대로 안돼 실제 사업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낮은데다 된다고 해도 사업 추진에는 엄청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당장 고통을 겪고 있는 북부지역민에겐 그림의 떡이 될 공산이 크다.

상주~안동~영덕을 잇는 동서 6축 고속국도는 이미 정부가 추진 중으로 실시설계비까지 확보돼 있어 공약화하지 않아도 추진되고 있는 사업.

북부권 발전을 위한 공약화 사업이라며 내세운 봉화~울진 36번 국도 건설과 동해 중부선 철도 부설도 이미 정부의 국토종합발전계획에 포함돼 있는 사업들이다. 특히 동해 중부선 철도 부설은 올해부터 용지 보상에 들어가는 환동해권 중추 물류 기능 보강 프로젝트.

경북도의 이 같은 제안에 대해 지역 모 대학 교수는 "북부지역민들의 염원은 전국 최대 낙후지역을 하루라도 빨리 변화시켜달라는 것인데 경북도는 정부의 개발 프로젝트에만 기댄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교수는 "경북도가 북부권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의해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정책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데도 기획력이 너무 약하다."고 지적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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