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의 잠재 대권주자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천정배 의원과 열린우리당의 이해찬 의원, 이미 대선출마를 선언한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의원이 9일 각각 대구를 찾았다.
이들의 대구 방문은 열린우리당 진로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이 날카롭게 대립하면서 범여권 통합문제가 안개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천정배 의원은 이날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민생정치준비모임의 첫 지방조직인 '민생과 지역혁신을 위한 대구경북 네트워크' 창립총회에 참석, 노 정부를 비판하고 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천 의원은 이날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일부 영남인사와 관료들이 주축이 된 참여정부는 개혁세력의 요구를 거부하고 독단과 독선으로 나가고 있다."며 "7, 8월 중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제)를 통해 통합신당을 창당하고 민생평화개혁세력의 후보를 선출하겠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의 진로와 관련, "노 대통령은 정치적 사안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국정수행에 전념하길 바란다."고 말하고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에 대해서도 "지금이라도 당장 결단하고 대통합 신당에 합류해야 한다."며 두 사람의 조속한 탈당을 촉구했다.
남북문제 해결을 고리로 대선출마를 저울질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이해찬 의원은 이날 당내 동북아평화위원회 주최로 경북대에서 열린 개성공단 세미나에 참석,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이 가까운 시일내에 결실을 맺을 것"이라며 자신의 이미지 부각에 주력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 "전체적인 플랜없이 우격다짐식 토목공사로 국민소득을 올리는 것은 개발독재시대에나 가능했던 일로 21세기 관점에서는 최악의 경제발전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출마선언 이후 대구를 처음 찾은 권 의원은 범여권 통합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동대구역 귀빈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도를 자처하는 범여권의 통합신당은 지역주의연합의 아류로 정치적 생명을 다했고, 보수와 구분되는 중도도 없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보수에 대척하는 진보를 형성하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주도적으로 소위 개혁진보세력까지 아우르는 진보대연합을 시도, 집권을 실현시키겠다."고 말했다.
또한 권 의원은 "참여정부 4년 동안 약 800조 원의 돈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역외유출돼 지역경제의 공동화와 수도권과의 불균형발전을 낳았다."며 "타개책으로 지역재투자법을 적극 도입, 지역 경제의 중심을 바로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대구시의회 의장 면담, 섬유개발연구원 방문, 경북대 시국강연회 등의 일정을 가졌다.
정경훈기자 jghun316@msnet.co.kr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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