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빅2', 경선룰 중재안 득실계산 분주

9일 오전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대선후보 경선 룰 조정안이 전격 발표되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대선주자 진영에서는 긴급 회의를 소집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우선 '빅2' 두 주자 측은 강 대표의 중재안을 놓고 전당대회 참여율을 임의적으로 설정해 실제 득표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지 가상 시뮬레이션을 시도하면서 득실계산을 했다. 강 대표가 제시한 전체 투표인 수와 여론조사 반영비율이 두 후보 측 주장을 충분히 반영했다고는 하지만 반대로 보면 어느 한쪽의 구미에 꼭 맞는 것도 아니어서 향후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명박 전 시장 측은 "시대정신에 못 미쳐 다소 불만이지만 긍정적으로 좀 더 논의해 보겠다."는 선에서 입장을 정리했다. 이 전 시장이 이날 오전 현재 충청지역을 방문하고 있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유보한 채 가상 시뮬레이션 작업만 진행했다.

이 전 시장 측의 박형준 의원은 "득실분석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전당대회 가상 참여율을 세워 시뮬레이션 작업만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이 전 시장의 주호영 비서실장은 "국민 참여 비율을 늘리고 민심을 따라가야 한다는 시대 정신이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참패한 재보궐 선거 결과가 주는 교훈에는 다소 못 미친 중재안"이라 평가했다. 하지만 주 실장은 "당의 화합과 지지자들의 기대감 등도 고려해 좀 더 논의해 본 뒤 최종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말해 중재안 수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긴급회의를 소집한 박 전 대표 측은 더욱 신중했다. 중재안 중 특히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올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특히 민감해 했다.

박 전 대표 측의 곽성문 의원은 "여러 각도로 분석해 캠프의 공식 입장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사견을 일절 발설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며 극도로 말을 아꼈다. 홍보팀 실무진들 역시 "국회의원들을 중심으로 득실계산을 하고 있어 뭐라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이인기 의원은 "여론조사 반영률 등 민감한 부분이 많아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여론조사 반영률에 대한 내부 비판론이 일고 있음을 시사했다.

박 전 대표 측의 이 같은 신중함은 만약 중재안을 거부할 것으로 결정할 경우 캠프 구성원들이 한목소리로 단일대오를 형성해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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