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훔친 휴대전화로 친구·친척 사칭 문자메시지 보내

"급하게 돈을 송금시켜 달라는 친구·친척들의 문자 메시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공공기관, 수사기관, 금융회사 직원 등을 사칭한 환급빙자형, 가족 납치 협박형 등 각종 전화 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판을 치는 가운데 휴대전화를 훔친 뒤 휴대전화에 저장된 친구·친척에게 급전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돈을 가로채는 신종 수법까지 등장해 주의가 요구된다.

구미경찰서는 찜질방 등에서 훔친 휴대전화로 휴대전화에 저장된 친구·친척 등에게 급전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300여만 원의 돈을 가로챈 혐의로 H군(20·고교 3년·창원 도계동) 등 3명을 10일 구속하고, ㅇ군(19·마산 교방동)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동네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구미, 포항, 대구, 부산 등지를 돌며 15개 찜질방에서 새벽시간 잠자는 손님의 휴대전화 40대(시가 1천500만 원 상당)를 훔친 뒤 휴대전화에 저장된 친구·친척들에게 '급한 일이 생겼다. 돈을 빌려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무차별 발송, 이를 보고 돈을 보낸 최모(42·여·서울 영등포구) 씨 등 8명으로부터 32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아이템 중개 사이트인 아이템베이에 등록, 가상 계좌번호로 송금받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고모, 돈 좀 빌려줘 내일 갚을게. 워낙 급해서 자세한 내용은 내일 말할게.'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확인 전화가 올 것에 대비, 휴대전화 전원을 꺼버려 본인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근우 구미경찰서 형사과장은 "친구·친척은 물론, 동문이나 종친 회원이라며 송금을 요구하는 문자 메시지를 받으면 반드시 본인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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