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황금 지하차도를 착공할 수 있을까?'
대구 동대구로와 황금네거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황금 지하차도 착공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하차도 착공을 처음 결정한 2005년 이후 주변 주민 반대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대구시가 실시한 주민 여론조사에서도 한강 이남 최대 아파트 단지라는 캐슬골드파크(4천256가구) 입주민들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
지난달 21~29일 캐슬골드파크 입주민들이 지하차도 찬반 조사로 크게 술렁였다. 대구시가 지하차도 실시설계 용역 착수에 앞서 캐슬골드파크 입주자대표회의에 주민 찬반 조사를 부탁했기 때문이다. 9일에 걸친 조사 결과 세입자를 제외한 2천350가구 가운데 94.5%가 반대했다. 지하차도 착공은 2005년 12월 황금네거리에 대형소매점을 낀 57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 승인때 주변 교통 해소를 위해 결정된 것으로, 당시 2006년 8월 입주를 앞둔 캐슬골드파크 입주민들의 반대가 뻔히 눈에 보이는데도 일방적이었다는 것.
조남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대형소매점도 있는 57층 아파트 사업을 승인하면서 주민들에게 모든 피해를 감당시키면 누가 받아들이겠느냐."며 "게다가 고가차도와 지하차도 같은 후진국형 도로구조물은 교통 소통에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도심 흉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황금네거리 주변 상가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번 여론 조사에 함께 참여한 일대 135가구 모두가 지하차도 착공을 반대했다. 상가들은 "공사 기간 내내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것은 물론 완공 뒤엔 상권도 완전 몰락하게 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대구시는 여전히 지하차도 착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끝까지 반대하면 착공이 어렵겠지만 여론조사를 완전 신뢰하기 어려워 다시 홍보에 나서겠다는 것. 대구시 관계자는 "100% 민자로 건설되는 지하차도는 이번 기회에 꼭 건설해야 한다."며 "지하차도 진·출입구가 아파트 입구와는 많이 떨어져 있고, 일대 교통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점을 집중 홍보해 다시 한번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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