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선의 장날

'눈이 즐겁고 입이 행복하며 귀가 흥겹다.'

예부터 산간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온 장터사람들의 순박한 인심이 넘쳐나는 정선 5일장(2일과 7일).시골장터의 향수와 함께 조금은 느릿한 강원도 말투가 일상의 여유와 정겨움을 선사한다.

정선 장은 입구부터 개두릅(엄나무 순), 더덕, 어수리(산방풍), 메밀, 황기 등 싱싱한 산나물이 지천이다. 갓 캐 온 더덕은 상큼한 향을 뿜어내고 부드러운 잔가시가 돋은 개두릅은 요즘이 제철인양 물량이 풍부하다.

기름을 두른 넓은 철판에 지져내는 신김치로 속을 한 메밀전병과 단팥을 넣은 수수 부꾸미를 즉석에서 지져내 건네는 그 맛이란…. 시골장이 아니고서는 맛 볼 수 없는 것이다.

난전에서 끓여내는 올챙이 국수와 콧등치기 국수, 감자송편과 곤드레 나물밥.. 이름만 들어도 강원도에 왔음을 입과 눈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촌로들이 직접 제작해 파는 짚신과 짚 민예품은 앙증맞게도 귀엽다. 이제는 잊혀져 가는 우리네 옛 생활용품들이 정선 장에선 고스란히 재현되는 느낌이다.

덧붙여 장날마다 열리는 정선 아리랑과 난타공연, 떡메치기 같은 다양한 이벤트가 함께 열려 장터구경은 더욱 흥미롭다.

토속적인 맛과 구경거리를 관광상품화 한 덕에 정선 5일장은 정기장날 이외에 성수기인 5월, 7~8월, 10월 동안에는 주말장터를 개장하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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