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만성 폐쇄성 폐질환

10년, 혹은 그 이상 담배를 피우는 사람치고 마음 한 구석에 '혹시 폐암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없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선뜻 병원을 찾아 폐 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그러나 폐암을 제외한 치명적인 폐 질환 중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질환 중 하나가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이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하 COPD)은 처음 수년간은 증상이 거의 없다가 심각한 호흡곤란이 있고서야 병원을 찾게 되는데 이 때는 이미 정상 폐기능이 50%이하로 감소된 상태이다.

COPD가 무서운 것은 흡연으로 인해 영구적으로 기도가 파괴되거나 좁혀진 줄 모르고 계속 담배를 피우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잘 되지 않고, 증상이 드러났을 때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후라는 점이다. 그만큼 이 질환은 조기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COPD는 어떤 병인가=과거에는 만성기관지염과 폐기종(폐포 벽이 파괴되면서 공기주머니가 생김)으로 구분했으나 최근 이를 통합해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부른다.

담배와 같은 유해물질이 폐에 장기간 노출될 때 염증이 생기고 이 때문에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숨이 차게 되는 병. 치료해도 정상회복이 어렵고 계속 기관지가 좁아지면서 호흡곤란을 일으키게 된다.

◆원인과 증상=가장 중요한 원인은 단연 흡연이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은 금연이다. 금연은 폐 기능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있다. 흡연이외에도 대기오염, 먼지와 가정에서 요리할 때 발생하는 가스도 원인이 된다.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으로 일상 활동이나 등산, 계단을 오르내릴 때 숨이 차고 기침과 가래가 동반된다. 간혹 숨이 차다고 천식으로 오해되는 수가 있는데 천식과 달리 COPD는 장기간에 걸쳐 흡연 경험이 있는 중년기에 서서히 시작된다.

◆진단법=주로 병력, 폐활량 측정법, 영상진단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병력 청취는 정확하지도, 효과적이지도 않다. 기침과 객담은 COPD로 진행될 것을 예측하는데 큰 도움이 안된다.

초기 COPD를 진단하는데 가장 예민하고 믿을 수 있는 검사는 폐활량 측정법이다. 1초간 한 번에 불어내는 폐활량(FEV1)을 측정하는 이 검사법은 건강한 사람의 경우 80%의 숨을 한꺼번에 내쉴 수 있으나 폐 기능에 장애가 있으면 수치는 40%이하로 뚝 떨어진다.

영상진단은 고해상도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으로 COPD를 진단하는 것으로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나이와 관계없이 기침과 객담, 호흡곤란이 있으면 폐활량 검사를 할 필요가 있으며 45세 이상 흡연가는 정기적인 검사가 바람직하다.

◆치료방법=주로 기관지 확장제를 쓴다. 이 때도 가능하면 먹는 약보다는 부작용이 적은 흡입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심한 호흡곤란이 있으면 스테로이드를 쓰며 염증에는 항생제가 쓰인다. 또한 숨이 차다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호흡근육이 점점 힘을 잃게 되므로 약물치료와 병행해서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당한 운동을 하면 호흡곤란도 덜 느끼고 편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더불어 산소치료는 정신적 안정감과 심장질환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도움말·영남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이관호 교수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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