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무원 학원이 KTX 표장사?

7월 서울행 수백장씩 예매 수강생에 되팔아…나홀로 수험생 표 못구해 분통

'KTX도 매점매석?'

7월 8일의 서울시 지방공무원 시험을 앞두고 대구의 일부 공무원학원이 시험 당일 기차표를 학원 수강생을 위해 대량 구매하면서 표를 구하지 못한 수험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예매 가능 첫날인 지난 8일 KTX 예매를 위해 새벽잠을 설쳤던 수험생들이 일부 학원의 '다량 구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

공무원시험을 2년째 준비 중인 A씨(30)는 "5월 8일 오전 7시부터 인터넷 예매가 시작됐는데 아무리 클릭해도 예매를 할 수 없었다."며 "알고 보니 일부 학원에서 수백 장씩 예매를 해 자기 학원 수강생들에게 넘겨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씨(27·여)도 "이는 명절에 기업체에서 직원들을 위해 단체로 표를 대신 예매해 주는 것과 다름없다."며 "동영상 강의나 홀로 시험준비를 하고 있는 수험생들은 학원의 횡포에 피해를 봤는데, 이는 기차표를 빌미로 학원 수강을 유도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학원 측은 수강생들을 위한 편의제공은 당연한 것인 만큼 단체 예매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H학원 관계자는 "1인당 200장씩 표를 살 수 있지만 창구에 기다리는 고객들을 의식해 시험 당일 학원장을 비롯해 전 직원이 동대구역에 나가 살 수 있는 표를 구입했고 이를 수험생에게 되팔았기 때문에 문제라고 할 수 없다."며 "기껏해야 50장 안팎을 구입했으며 그나마 특석은 구입하는 수강생이 없어 취소했다."고 말했다. C학원 관계자도 "학원이 수강생들을 위해 편의 제공을 해주고 할인된 금액으로 기차표를 파는 것은 당연한 상행위"라며 "공무원 시험의 인기가 높아 지난해에도 이 같은 일이 있었던 만큼 철도공사가 당일 기차편을 늘리는 게 나을 것"이라고 했다.

철도공사도 단체예매의 경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철도공사 대구지사 관계자는 "단체예매는 최대 예매표 200장으로 제한돼 있으며 이 규정을 지킬 경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지난해 같은 문제 때문에 임시열차를 편성한 만큼 올해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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