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짝퉁' 한국자동차가 버젓이 돌아다니는 이유가 있었다. 핵심 제조기술이 통째로 중국에 넘어갔기 때문이었다. 현대'기아차의 핵심 기술을 중국에 넘긴 산업스파이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자동차 첨단기술의 중국 유출이 확인된 첫 사례로 그 피해액만 22조3천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해킹 천국'에 이어 '산업스파이 천국'이란 汚名(오명)까지 뒤집어쓸 판이다.
엄청난 돈을 들여 개발한 첨단 기술은 기업의 재산이기도 하지만 국가의 자산이다. 국가정보원이 '산업기밀보호센터'라는 전담 조직까지 만들어 산업스파이를 감시하는 이유다. 하지만 열 사람이 한 도둑을 못 잡는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지난 2003년 산업기밀보호센터가 출범한 이후 적발 건수가 급증했고, 피해액도 천문학적 규모로 커지고 있다. 이마저도 빙산의 일각이라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핵심기술 유출은 기술력은 세계 일류 수준에 근접했으나 보안은 여전히 삼류 수준인 우리 기업의 허술한 보안의식을 대변한다. 대한상의 조사결과 5개 가운데 1개 회사 꼴로 기술유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동차에는 2만 개가 넘는 부품이 들어간다. 이런 특성상 완성차 업체는 부품업체의 기술 유출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려면 협력업체와 공존공영을 모색하는 한편 기술 유출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관리도 보다 철저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공장' 중국과 '세계 최강의 제조업 국가' 일본의 틈새에 끼인 샌드위치 신세다. 기술 유출의 직접적 피해자는 해당 기업과 관련 산업이지만 국가적으론 성장 동력의 상실을 의미한다. 정부는 기술유출 방어벽을 마련하고 기업은 핵심기술 보유자에 대한 관심과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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