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동불편 홀몸노인의 따스한 보금자리

"수도자로 시작했던 봉사의 마음을 돌린 건 아니에요. 16년간 기도로 정신 수양을 했다면 지금은 사회복지 현장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할까요."

10일 오후 대구 달성군 현풍면 부리에서 뜻깊은 건물의 착공식이 열렸다. 거동이 불편한 외로운 노인들의 보금자리인 효경노인복지센터의 새 건물이 첫 삽을 뜬 것. 오는 9월이면 이곳에 142평 규모로 최신 시설을 갖춘 지역 밀착형 노인 요양시설이 들어선다.

이 같은 결실을 맺기까지 김양희(49·여) 원장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그녀는 가톨릭 수도자에서 사회복지 전문가로 변신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1981년 대구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소속 수녀로 수도자 생활을 시작했던 김 원장은 1996년 수녀회를 떠나 광주에서 사회복지 사업에 전념하다가 2001년 달성군의 첫 번째 재가노인복지시설인 효경재가복지원을 설립했다.

김 원장은 "처음 달성군에 왔을 땐 몸이 허약하고 외로운 홀몸 노인을 위한 시설이 전무했다."며 "집에서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사회 복지는 걸음마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정부 보조도 없고 후원금조차 부족한 상태에서 김 원장은 5년 동안 발로 뛰어다니며 노인들을 위한 재가복지서비스에 힘을 쏟은 것. 부족한 후원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나 각종 기업의 복지재단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청했다.

지금도 걱정이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지역 밀착형 소규모 요양시설로 선정, 공사비를 지원해 준 덕분에 공사를 시작했지만 자부담 비용인 5천만 원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잃지 않고 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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