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전 대통령, 대선정국 입김·훈수 '대리전'

올 12월 대선은 전·현직 대통령들의 대리전으로도 비쳐지고 있다.

범여권의 친노(親盧) 성향 대선주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반노(反盧) 성향 주자들은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각각 쏠려 있으며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김영삼(YS) 전 대통령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

박근혜 전 대표는 YS 정치 계보였던 상도동계의 중진 서청원 전 대표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DJ와의 연대를 모색 중이라는 얘기도 들리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손학규 전 경기지사도 햇볕정책 계승자임을 부각시키는 등 DJ에게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전·현직 대통령 및 대선주자들은 오는 18일 광주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가 이번 대선의 축소판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범여권의 통합작업을 지역주의 회귀로 비판하며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강조해온 노 대통령 측에는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김혁규 의원·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포진해 있다. 열린우리당 내 친노 세력은 반노 세력과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참여정부 평가포럼' 출범 등을 계기로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범여권 통합을 통한 전통적 지지층 회복을 강조해온 DJ 측에는 노 대통령에게 맞선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과 천정배 의원 등이 꼽힐 수 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중도개혁통합신당 등 범여권의 반노 성향 인사 20여 명이 11일 서울에서 DJ 차남 김홍업 씨의 국회의원 당선을 축하하는 축하연을 연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맞닿아 있을 것이다.

이 전 시장 지지입장을 밝혔던 YS는 수시로 조언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재보궐선거 직후 이 전 시장이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를 만류하고 박 전 대표에게 회동을 제의한 데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

YS는 노 대통령과 DJ를 겨냥,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의 10년은 이상한 10년이고 잃어버린 10년이었다."라는 등 각을 세워왔다.

박 전 대표에게는 서청원 전 대표에 이어 같은 상도동계인 김덕룡 의원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박 전 대표는 측근인 유승민 의원을 통해 영호남 연대를 통한 지역주의 극복을 명분으로 DJ 측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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