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가장 대표적인 한국의 약탈 문화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수자기'(帥字旗·장수를 나타내는 '帥'가 적혀 있는 대형 깃발) 반환을 추진하고 있는 토머스 두버네이 한동대 교수는 "현재 미국 해군사관학교(USNA)에 있는 깃발은 그 자체가 전쟁포로 같아 매우 슬프게 여겨졌다."고 수자기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을 말했다.
그가 수자기를 처음 본 것은 몇 년 전 신미양요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을 때.
"1871년 펠리스 비토가 노획한 뒤 찍은 사진에 들어있는 수자기는 매우 위엄 있어 보였는데 USNA 박물관에서 봤을 때는 돌돌 말려진 채 전시장 가장 구석진 자리 선반 아래에 놓여 슬픈 형상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토머스 교수는 "1999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수자기를 봤다."며 "다행스럽게도 미국은 아주 좋은 환경에서 깃발을 보존하고 있어 현재 상태는 매우 양호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또 "수 년 전 깃발 반환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USNA와 접촉했는데 USNA는 '미국법에 의해 깃발을 전시하고 있으며 철수할 경우에도 법률로만 가능하다.'고 답변했다."고 밝히고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두 명의 대통령에게도 반환요청 편지를 보냈지만 그들은 편지를 USNA에 전달하는 데 그쳤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USNA는 반환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이 깃발을 차지하기 위해 싸웠고 일부는 죽기까지 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고 했다.
또 수자기와 북한에 있는 미국의 지능함선 푸에블로호 맞교환 설에 대해서는 "미국 상원의원이 알라드가 이런 방안을 내놓았는데 강화도와 어제연(당시 부대장) 장군의 집이 남한에 있다는 점을 중시하는 한국 정부는 탐탁지 않게 생각한 것 같다."며 "하지만 이 방안은 여전히 미국 정부와 국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의 수자기 반환 추진과 관련해서는 "지난 3월 문화재청과 연락이 닿았고 문화재청은 수자기와 전쟁노획품 반환을 위한 파견단을 보낼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두버네이 교수는 "이 깃발을 자신들의 재산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미국의 인식은 잘못된 것 같다."면서 "수자기는 한국의 중요한 문화적 유산이기 때문에 반환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두버네이 교수는 수자기 반환을 위해 앞으로 한동대 학생 및 민간단체 회원 등과 함께 다양한 반환 캠페인을 전개키로 했다. 그는 특히 일부 학생들은 실물과 같은 크기의 깃발을 만들어 교내에 부착하기로 했는데 한국 정부도 이처럼 강한 반환 의지와 주장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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