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해상에서 발생한 골든로즈호 침몰사고는 중국 측의 안이한 대처와 우리 정부의 늑장 대응이 합작된 참사였다. 사고 발생 7시간이 지나서야 중국 당국이 처음 사고 사실을 인지했고, 우리 해경과 외교부 등이 중국 측의 통보를 받고 사고대책본부를 꾸린 것은 무려 21시간이 지난 후였다. 사고 발생 하루가 다 되도록 사고 선박은 아무런 구호조차 받지 못한 채 내팽개쳐졌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게다가 충돌 사고를 일으킨 중국 컨테이너선은 조난 선박에 대한 구조도 않은 채 현장에서 달아나 무려 7시간 후에 중국 당국에 보고했다니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충돌 사고를 일으키거나 구조 신호를 받은 선박은 조난 선원을 구조하도록 '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은 규정하고 있다. 문제의 중국 선박이 이를 지키지 않고 그대로 달아난 것은 범죄행위인 동시에 중국인들의 인명경시 풍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주고 있다. 게다가 중국은 우리의 공동수색 요구마저 거부하는 오만함을 보이고 있다. 중국 측의 구조 외면과 늑장 통보에 대해 정부는 국제법에 따라 엄중히 따지고 외교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해경과 외교부 등도 이번 사고에 대해 할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해경은 처음 사고사실을 접수한 후 보고조차 않다가 6시간 후에 유관 기관에 알렸고, 외교부는 해경의 상황보고가 있은 지 3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상황보고 팩스를 발견하는 등 모두 허둥지둥대기만 했다. 국민의 목숨이 달린 재난에 정부 당국이 이처럼 총체적으로 부실하고 어설프게 대응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유사시 대응체계를 규정한 매뉴얼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는 관련자들의 부실한 일처리에 대해 책임을 명확히 묻고 재난재해 대응시스템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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