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심성바꾸기 프로젝트)인정받을 기회를 주자

▲ 김홍주(대구 화원중 교장)
▲ 김홍주(대구 화원중 교장)

학생들 교과 지도나 생활 지도에서 욕심은 금물이다. 학생들 저마다의 있는 그 모습에 만족하고 가꾸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을 인정하는 지도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인정받은 학생은 교사와 신뢰가 생겨 원만한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이처럼 인정해 주는 인간관계가 생활지도의 첫걸음이다. 부모나 교사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원리다.

요즘 학교들마다 학생 생활지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부적응 학생들을 일회성 계도나 처벌 일변도로 대하는 것은 일탈행위에 대한 불감증만 가중시킬 뿐 심성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학생들이 '원하는 것'이나 '하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본인에게 물어서 그 길로 가도록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적응 학생들에게 경쟁심을 불러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개인 경쟁보다는 팀 플레이 할 수 있는 스포츠를 시켜서 집단 경쟁을 유도하면 더욱 좋다. 학급대 학급이나 우리 학교대 타학교의 운동 경기가 그 예다. 져도 좋고 이겨도 좋다. 그 가운데 규칙도 배우고 급우 사이에 우정과 신뢰가 두터워진다.

생활이 즐거우려면 신체가 건강해야 한다. 학생 지도는 정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가 원하는 것, 동적인 스포츠를 한 가지씩 하도록 권한다면 좋을 것이다. 경기장에 단체로 가서 응원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게 되면 매사에 자신감이 생긴다. 또 시합을 해봄으로써 규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도 생긴다. 이것이 바로 부적응학생을 적응생으로 변화시키는 길이다. 처벌 없이 스스로 변하도록 하는 것이다.

학부모들께 바람이 있다. 생계를 위한 맞벌이도 중요하지만 자식 농사는 더 중요하다. 돈은 내년에 벌어도 되지만 아이들은 지금 관심과 사랑을 주지 않는다면 평생 후회하게 된다. 기성세대들은 사춘기를 혼자만 겪는 과정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4, 5년부터 사춘기가 시작되고 있다. 아이들이 어떤 욕구가 있는지 분명히 알고 다가서야겠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무엇보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다. 따라서 부모가 아이의 사춘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학교생활이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춘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아이들과 친근한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그리고 이성적인 상담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일례로 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토론하고 대화할 수 있는 가정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꾸중을 하거나 책임을 추궁하기에 앞서 우리 아이가 공부 외에도 잘하는 것이 없는지 찾아보자. 먼저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은 학생이 학교 생활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명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김홍주(대구 화원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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