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금시장' 탈모환자를 잡아라

많게는 국민 전체의 20% 추정

▲ 나노기술 발모제품 JW12. 아래는 박영호 JW바이오텍대표.
▲ 나노기술 발모제품 JW12. 아래는 박영호 JW바이오텍대표.
▲ JW바이오텍에서 개발한 제품을 쓰고 모발관리를 받은 박재우(32) 씨의 두피사진. 박 씨는 1년 만에 정상모발 상태로 돌아왔다.(사진 왼쪽 위 2005년 5월부터 3개월 주기로 촬영한 박 씨의 두발사진)
▲ JW바이오텍에서 개발한 제품을 쓰고 모발관리를 받은 박재우(32) 씨의 두피사진. 박 씨는 1년 만에 정상모발 상태로 돌아왔다.(사진 왼쪽 위 2005년 5월부터 3개월 주기로 촬영한 박 씨의 두발사진)

직장인 현모(44·대구 달서구 용산동) 씨는 머리를 감거나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두렵다. 집안에 대머리는 없는데 그만 예외다. 현 씨는 좋다는 발모제는 다 써보았지만 무용지물. 탈모환자들의 고민은 상상 이상이다.

젊은 탈모 환자들은 외모가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때문에 중년 환자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심리적 고통을 호소한다. 탈모로 인해 취업이나 이성교제에 실패하기 쉽기 때문. 심한 경우 대인기피증까지 걸린다.

◆현대인의 '탈모대란'

탈모는 선천성 탈모와 사춘기나 폐경 뒤 나타나는 유전성, 질병·상해·영양결핍에 의한 후천성으로 나뉘지만 최근엔 후천적인 요인에 의한 탈모가 대세다. 주범은 역시 스트레스. 또 공해와 불규칙한 생활도 원인이다. 여성들의 경우 과도한 다이어트나 편식으로 영양 상태가 나빠져 모발에 충분한 영양분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도 원인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탈모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20, 30대 젊은 탈모 환자가 급증, 전체 환자의 50%를 차지한다. 청소년기에 술과 담배를 접하거나 고지방 식습관에 빠져도 조기 탈모가 생길 수 있다.

발모제품을 생산하는 (주)JW바이오텍의 박영호 대표는 "탈모가 질병으로는 심각하지 않을지 몰라도 정신세계를 갉아먹기 때문에 당사자에게 그 영향은 치명적이다."고 분석한다.

◆팽창하는 탈모시장

업계에서는 국내 탈모인구가 600만~700만 명, 많게는 국민의 5분의 1이 넘는 1천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탈모로 병원을 찾는 사람 10명 가운데 3명은 여성이다. 최근에는 여성탈모 전문클리닉이 급증하고 인터넷 여성탈모동호회도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시장규모로는 1조 원 가량으로 관련 분야도 약품·식품·화장품 등 먹고 바르는 종류와 모발이식, 모발관리센터까지 광범위하다. 2002년 2천억 원 규모에서 5년 새 무려 5배 가까이 불어난 셈.

이 같은 '황금시장'을 잡기 위해 발모제품 생산업체와 병원, 모발전문클리닉이 최근 급증, 탈모환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탈모치료제에서부터 가발, 모발관리제품, 단순 샴푸류 등 온갖 상품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효과는 기대 이하여서 완벽한 탈모치료의 길은 멀기만 하다.

◆지역기업 'JW바이오텍'도 노크

대구의 연구소형 바이오 벤처기업 'JW바이오텍(www.jwbiotech.com·053-427-1202)'도 발모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기술개발혁신사업체로 선정된 JW바이오텍은 최근 나노기술을 활용한 천연생약 발모제 개발과 임상시험을 마치고 양산체제에 들어가 탈모환자들을 공략한다. 제품명은 'JW12'.

JW바이오텍은 대구가톨릭대 의대와의 공동 임상시험 및 최근 전국 각지에서 찾아 온 200여 명을 대상으로 효능검증을 실시, 탁월한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의대 박대환 교수팀이 이 제품으로 60세 이하 58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12~16일째부터 57명에게 머리카락이 새로 돋아났고 2, 3주째는 대부분 탈모현상이 사라졌다는 것. 특히 기존 발모제는 새로 돋아난 머리가 다시 빠지는'셰딩(Shedding)'현상이 나타났지만 JW12는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JW12는 저온 나노추출(Nano-extraction) 공법으로 30여 가지에 이르는 천연 생약재의 유효성분을 분해, 정제, 농축한 모발제품.

경북대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 A&M대학에서 식품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영호 대표는 "머리카락 성장에 필수적인 해조류와 생약제내의 생리활성물질을 저온상태에서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로 추출, 모공 깊숙이 흡수되도록 만든 것이 핵심기술"이라고 설명했다.

JW바이오텍은 월 100만 개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경북 영천시 화산면에 건립중으로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대구시내 4개 병원에 한정 공급하고 있고 자체 모발관리센터에서도 탈모환자들을 관리하고 있다.

JW바이오텍은 탈모환자들이 직접 사용할 수도 있지만 효과적인 두발관리와 불편을 덜기 위해 전국에 100여 개의'JW탈모관리센터'를 개설, 모발클리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일본, 중국, 독일, 중동 등 해외 전시회 및 박람회에 참가, 현지에서 좋은 반응과 함께 탈모관리센터 개설을 협의중이다.

이 회사는 저온 나노추출법을 한방 바이오산업에 적용해 기능성 화장품, 아토피, 당뇨, 심혈관계 질환을 포함한 각종 성인병을 치유할 수 있는 대체의학 제품도 개발중이다.

대구신기술사업단, 대구테크노파크 등도 JW바이오텍이 탈모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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