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돋보인 안전 체전

제45회 경북도민체전이 14일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안전대회로 자리잡았다. 상주참사 이후 움츠렸던 상주시민들의 자원봉사와 안전의식, 공무원들의 헌신은 따사로운 봄 햇살마냥 빛났다. 2005년 10월 시민운동장 참사 이후 대형 인명사고를 막기 위해 대회 개·폐막과 경기 진행과정에서 경찰과 소방인력 등 수백여명의 안전·경비요원들이 배치돼 질서유지에 나섰다.

이번 대회를 안전대회로 만들기 위해 투입된 인력은 경찰 181명, 소방인력 41명, 모범운전자와 자원봉사자 200여명 등 500여명이 넘었다. 또 공무원들은 각 팀마다 서포터스를 구성해 시·군 선수단들의 경기를 응원했으며 경기장 곳곳에서 보이지 않은 허드렛일을 도맡아 왔다.

시민 참여도 자발적으로 이뤄져 의사와 약사들은 경기장 주변에 부스를 설치해 경기 도중 다친 응급환자 550여명을 치료하거나 약을 처방해주기도 했다.

이같은 시민들의 성숙된 친절과 안전의식은 체전기간 동안 상주를 찾았던 도민들로부터 참사 오명을 말끔히 씻을 수 있게 했다. 참사의 아픔을 슬기롭게 극복했던 성숙한 시민의식이 다시금 빛을 발한 대회였다.

하지만 화합과 문화제전으로 으뜸 경북을 만들겠다는 대회 목표와 달리 부정선수 시비와 저조한 경기력 등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또 상주시의 대회 준비도 입방아에 올랐다. 수천여만 원을 들인 후천교 아치 조형물은 대회 개막일에 부랴부랴 설치했고 막바지 체전공사는 허둥되는 모습이었다. 일부에서는 입장권을 제시한 시민들을 입장시키지 않아 거센 항의를 듣기도 했다.

이제 체전성화는 꺼졌다. 체전을 통해 얻은 교훈을 하나하나 챙겨 지역발전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그동안 잠을 설치며 체전준비에 나섰던 관계자들에게 격려의 말을 아끼지 말고 지역화합의 계기로 삼되, 준비 과정에서의 미비점은 교훈으로 남겨 또 다른 대형 행사에 대비해야 한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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