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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온 더위, 공포영화도 따라왔네

검은 집
검은 집

여름이면 찾아오는 납량특집물, 그 중의 으뜸은 '전설의 고향'이었다. 무덤이 갈라지고 소복입은 여인이 홀연히 나타나는 장면을 브라운관 앞에서 보고 있노라면 등골이 오싹했다.

추억의 납량특집물 '전설의 고향'이 스크린에서 부활한다. 5월 초인데도 불구하고 한여름에 가까운 더위 때문인지, 올해 공포영화 개봉도 한층 빨라졌다. 보통 공포영화의 개봉은 6월 말부터 시작되지만 올해는 한 달이나 공포영화가 일찍 선보이게 됐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영화 '전설의 고향'은 재희 박신혜 주연의 사극 공포영화로, 과거 TV 시리즈로 유명했던 '전설의 고향'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다. 주인공 박신혜는 단아한 한복의 아름다움과 함께 한국 공포의 대명사인 소복의 무서움을 동시에 보여줄 예정. 근래 볼 수 없었던 한국적 공포를 선보인다.

주요 스토리는 쌍둥이 자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상이한 성격을 지닌 어린 쌍둥이 자매가 우연한 사고로 호숫가에 빠진다. 동생 효진은 죽고, 언니 소연(박신혜)은 살아남아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기억이 지워진 채 잠에서 깨어난다. 어릴 적 아버지를 비롯해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효진을 못살게 굴었던 소연은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한편 부모님들은 어렸을 적 소연과 정혼을 맺은 선비 현식(재희)과의 혼인을 서두르지만 현식의 마음은 어릴 때부터 효진에게 머물러 있다. 소연이 의지할 사람은 오직 어머니(양금석) 한 사람뿐. 그러나 효진이 죽던 날을 기억하는 소연의 친구들이 하나 둘 죽음을 맞으면서 마을엔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이 영화를 데뷔작으로 결정한 김지환 감독은 "일본이나 할리우드 공포물에서 귀신은 물리쳐야할 대상이지만 이와 달리 한국 전통 공포물은 귀신과 화해하고 막내린다. 이런 전통적 의미를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설의 고향'에 이어 다음달 6일 공포영화 '디 아이'를 연출한 홍콩출신 옥사이드 팽 천, 대니 팽 형제 감독의 '메신저-죽은 자의 경고'가 개봉된다. 팽 형제의 첫 할리우드 도전작이라 공포영화 팬들의 기대가 높다.

아버지인 로이(딜란 맥더못)의 실직으로 가세가 기울자 제스(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부모님과 2살짜리 남동생 벤과 함께 노스 다코타의 시골 마을로 이사 온다. 수년간 거래가 되지 않고 있던 해리슨 농장 집을 헐값에 사서 해바라기 농사를 지어 제2의 삶을 시작하려고 한 것. 도시 생활에 익숙해있던 제스는 부모님과 갈등을 빚지만 하는 수 없이 따라 내려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벽에서 유령이 나오고 2살짜리 남동생은 유령들을 보며 손가락질 한다. 제스는 집을 청소하던 중 침대에서 귀신의 발을 보게 되며 드디어 집안 사람들은 하나 둘 미쳐가기 시작한다는 내용.

황정민 주연의 공포 스릴러 '검은 집' 역시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기 이전인 다음달 21일 개봉한다.

1997년 일본 호러소설 대상을 수상한 기시 유스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인간의 마음이 가장 무섭다.'는 것을 보여주는 미스터리 공포영화. 황정민이 사이코패스와 공포의 심리게임을 펼친다.

한 보험 가입자의 전화를 받고 찾아간 집에서 보험회사 사정 담당직원 전준오(황정민)는 그 남자의 어린 아들이 목 매달린 채 숨진 현장을 목격한다. 그러나 아버지에 의한 살해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는 준오는 보험금 지급을 중지시킨 후, 이해할 수 없는 미스터리와 끔찍한 공포의 중심으로 휘말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 집 주인 박충배(강신일)와 신이화(유선)는 5년 전 재혼한 부부이자 죽은 시체로 발견된 7살 아이의 부모이다. 아들의 이름으로 생명보험을 들었던 충배는 준오가 보험금 지급을 중지하자, 이에 분노해 매일 회사를 찾아가 돈을 요구하고 자해하는 소동을 벌인다.

한편 준오는 소년의 장례식에서 한 여인 이화를 마주친다. 재로 변한 아들의 유골을 들고 서있는 여인의 손목엔 자살의 흔적으로 보이는 상처가 있다. 준오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듯한 눈빛을 지닌 그녀를 충배에게서 구해야겠다는 집념에 사로잡힌다.

이 외에도 한국 공포영화로 '헨젤과 그레텔', '해부학 교실', '므이' 등이 개봉을 준비 중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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