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때이른 더위에 '철없는 해충'…전염병 확산 우려

주부 김모(31) 씨는 봄 벌레 때문에 걱정이다. 지난달 말부터 날벌레들이 조금씩 설쳐대기 시작하더니 이달 들어서는 모기가 갓난 아이 주위를 늘 맴돌고 있기 때문. 김 씨는 "아기 볼이 발갛게 부어 올라 이만저만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며 "날벌레와 모기들이 벌써부터 설쳐 속상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상 기온 때문에 모기 등 해충이 이상 번식해 주의를 해야겠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고 늦게 물러나는 무더위로 인해 해충의 수명과 활동기간이 길어지면서 각종 해충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 대구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대구의 첫 모기 채집일은 2일로 나타나 지난해 5월 22일보다 20일이나 빨랐다. 김현옥 담당은 "유달리 따뜻했던 지난 겨울 날씨로 인해 모기 성충이 많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라며 "5월 평균 기온도 지난해 14~16℃에서 18℃까지 올라 모기 서식 환경이 그만큼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뇌염, 말라리아 등 모기를 매개로 한 전염병 확산 위험도 커지고 있다. 2005년 13명에 불과했던 대구의 말라리아 환자가 지난해 25명으로 배 가까이 늘어났다. 또 올해는 지난달 20일과 6일 전남과 부산에서 일본 뇌염 매개 모기인 빨간집모기가 발견돼 전국에 일본 뇌염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와 함께 개미나 바퀴벌레 같은 다른 해충 '공포'도 심상찮다. 이상 기온으로 인해 늦가을까지 설치는 해충들 때문에 대구에서 생겨난 군소 해충박멸업체만 벌써 20여 곳. (주)세스코 관계자는 "개미나 바퀴벌레의 경우 보통 7, 8월에 기승을 부리는데 이상기온 탓에 9, 10월에도 해충 박멸 서비스를 주문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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