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이탈을 막아라" 분주한 경북도·구미시

▲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신규 투자 소식이 전해진 15일 오후 경북도가 김용대 행정부지사 주재로 관련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신규 투자 소식이 전해진 15일 오후 경북도가 김용대 행정부지사 주재로 관련 대책회의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휴대전화 생산공장이 베트남에 세워지면 향후 지역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커짐에 따라 경상북도, 구미시 등은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경북도는 15일 이철우 정무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실무대책반을 만들어 산하에 투자유치팀, 기술자문팀, 모바일지원팀, 중소기업지원팀, 고용노사팀을 두고 종합대책을 마련해 기업이 필요한 지원을 해나가기로 했다.

도는 또 구미공단이 R&D를 바탕으로 한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고 지역의 모바일산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고품질·고가폰 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모바일 필드테스터(MFT) 구축 및 활성화를 통해 중소 협력업체를 지원해 나가는 한편 대학의 연구센터와 인프라를 활용,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 육성에 힘을 모은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김관용 도지사는 17일 중앙 관련부처와 삼성전자 및 삼성 구조조정본부 등을 방문, 우리나라 산업기지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구미산업단지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구미시도 15일 시청 통상협력실에서 남유진 시장, 전인철 구미시의회 의장, 이동수 구미상공회의소 회장, 최환 금오공대 총장 등 기관단체장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갖고, 베트남 진출과 상관없이 삼성전자가 구미사업장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김태환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세계 휴대전화 회사들과의 경쟁을 위한 삼성전자의 전략적 판단이겠지만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 사업을 하기에 더 좋은 여건을 만들어주는 일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희(금오공대 디지털TV 연구소장) 교수는 "구미공단의 현실을 볼 때 앞날이 쾌청하지만은 않다. 앞으로 5, 10년 후를 내다보고 구미공단의 활로를 연구해야 할 때이며 제2의 도약이 필요한 시기"라고 역설했다.

이 자리에서는 삼성전자의 베트남 공장 건립에 따른 구미사업장의 생산량 축소, 고용 감소 등을 우려하는 500여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들의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A협력업체 대표 B씨는 "늘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닥친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베트남 공장 설립이 본격화하면 구미사업장에 대한 투자 비율이 줄고 이는 협력업체에 대한 배정물량 감소로 연결될 것"이라며 "특화 기술 없이 범용제품을 생산하는 소규모 협력사들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불안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최정암기자 jeongam@msnet.co.kr 구미·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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