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파장' 구미 자성론 대두

"기업 잘돼야 시민도 잘살아"

삼성전자의 베트남 휴대전화 공장 설립 추진으로 구미지역이 초비상 상태에 직면한 가운데 "구미가 과연 기업하기 좋은 도시인가?"하는 자성론과 "지역 기업체를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다.

행정기관이 중심이 되어 펼치고 있는 '기업사랑운동'에다 전 시민들의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정한 기업 사랑이 보태져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 사랑의 가장 핵심적인 방안은 '최상의 정주여건 조성'이다. 일부에서는 "대기업들에게 너무 굽신거리는 것이 아닌가?"하는 비난도 없지 않으나 대다수 주민은 "공단도시인 구미에서 기업체가 잘돼야 시민들도 먹고살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이미 구미시는 다양한 기업사랑운동을 펼치고 있다. 남유진 시장은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기업은 곧 구미 자체다."라고 선언하고 '기업사랑본부'를 발족했다. 그리고 "기업사랑에 전 행정력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기업하기 좋은 도시와 살기 좋은 최상의 정주여건 조성을 위한 7대 역점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윤희 경북도의원도 17일 경북도의회 도정질문을 통해 산업단지의 정주여건 조성을 촉구했다.

최 도의원은 세계적인 기업도시라고 알려져 있는 프랑스 소피아(Sophia Antipolis)를 예로 들며 "휴양도시에 꽃핀 유럽의 실리콘밸리다. IBM 등 세계에서 몰려오는 첨단기업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공원 같은 산업단지를 조성해 해당지역 근로자들에게 최상의 정주여건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구미공단이 우리나라를 IT 강국으로 부상시킨 첨단기술의 집적지이며 지난해 전국 무역흑자의 118%를 달성하는 외화획득의 중요한 생산기지라는 중요성을 감안, 기업을 위한 교육과 문화 인프라 보강 등 쾌적한 정주여건 마련이 최대 과제"라고 최 도의원은 지적했다.

삼성전자 구미공장 장병조 부사장도 16일 베트남 공장 추진에 대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에서 "구미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타 지역보다는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내 어느 지역과 비교하기보다는 세계적으로 기업하기 좋은 곳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변해 구미가 충분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은 아님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금오공대 김상희(RTV 연구소장) 교수는 "서울에 있는 두뇌들이 구미에 내려와 근무하기를 꺼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수 연구인력들을 유치하고 공단을 살리려면 시민들 스스로가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미·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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