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 대구평화방송 MC 전 세실리아 수녀

대구 평화방송(FM 93.1 Mhz) '그대가 있어 행복한 아침'의 진행자 전영금 세실리아 수녀의 목소리는 낮다. 아침을 여는 목소리라면 밝고 활기차야 한다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세실리아 수녀의 목소리는 기도를 위한 목소리 같다.

'그대가 있어 행복한 아침'은 신앙 프로그램이지만 신앙에 관한 이야기만 전하는 것은 아니다. 성서와 성가뿐만 아니라 세상의 아름다움과 이슈를 복음의 눈으로 돌아보고 전한다. 45분 짜리 이 프로그램은 정기코너와 요일별로 다른 이야기를 합쳐 하루 4,5개 코너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신앙인이든 신앙인이 아니든 누구나 듣고싶은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게 목표다. 세실리아 수녀는 올해 만 5년이 된 이 프로그램의 3대 진행자로 지난해 2월부터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독자가 읽고 싶은 신문이나 청취자가 듣고 싶어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만드는 사람은 그만큼 힘이 든다. 전 세실리아 수녀와 담당 우웅택 PD는 서로를 '엉뚱 피디' '네모상자 속 수녀'라고 부르며 콤비를 이룬다. 한 사람은 엉뚱한 발상을, 한 사람은 절제를 내세우며 좌충우돌 행복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전 세실리아 수녀는 1975년 22살에 수녀원에 입회했다. 수도서원 때 수도명을 바꾸지 않고 유아 세례를 받았던 이름 세실리아를 그대로 간직했다. 수녀원에 입회하겠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딸이 연애도 한번 못하고 수녀원에 간다.'며 반대했다. 가족들이 무척 반대했지만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어린 시절 성당을 갈 때면 한눈 팔지 않고 곧장 성당으로 가곤 했다. 성당 가는 길이 행복하고 즐거웠다. 세실리아 수녀는 다른 어떤 삶보다 수녀로서 삶을 원했다고 한다. 1979년 1월 첫 서원을 했고, 1984년 1월 종신서원했다.

가톨릭 교회에서는 명상과 기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전 세실리아 수녀 역시 미사와 기도, 복음 묵상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명상과 기도로 길러낸 기쁨과 평화를 마음에 간직하고 방송 원고를 쓴다. 그러니 라디오 프로그램 '그대가 있어 행복한 아침'은 평화롭고 행복한 저음일 수밖에 없다. 이 평화롭고 낮은 목소리에 청취자들은 엽서로 인터넷으로 갖가지 사연을 보내고 감상을 전한다. 서울에 사는 딸이 대구에 사는 어머니를 위해 인터넷으로 방송을 다시 듣고, 노래를 신청하기도 한다. 프로그램 진행자에게 청취자의 참여나 격려만큼 힘이 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수도생활이라면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기도와 명상하는 사람이 아닐까? 전 세실리아 수녀는 자신의 일은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성 바오로 딸 수도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수도회입니다. 설립자이신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1884∼1971) 신부는 어두운 세상에 빛을 밝히는 소명에 자신을 바친 분입니다. 현대문명 기술이 제공하는 모든 방법을 동원에 효과적으로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그의 신념이지요. 그래서 출판이나 영화, 라디오나 텔레비전 등 모든 현대 문명을 통해 복음을 전파하는 것입니다."

성 바오로 딸 수도회 한국 관구는 서울 미아동에 관구청과 본원이 있고 전국에 11개 분원이 있다. 복음 전파를 위해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에 머문다는 신념에 따라 대구 분원은 중구 공평동, 이른바 시내에 자리잡고 있다. 전 세실리아 수녀는 이곳에 속한 수녀로 대구평화방송 사도직을 맡고 있다.

"저희 프로그램이 톡톡 튀는 재미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좀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희망과 용기, 기쁨과 행복을 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얻기 힘든 색다른 깊이와 매력 때문에 많은 청취자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세실리아 수녀는 늘 반성하고, 쇄신하는 자세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며, 청취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 대구 평화방송은….

대구 평화방송은 1996년 9월 9일 개국, 복음화, 인간화, 지역화를 방송 이념으로 오전 5시에서 새벽 2시까지 21시간 방송한다. 대구'경북을 방송권역으로 포항, 안동, 김천에 송신소가 있어 경북지역에서도 대구평화방송을 만날 수 있다. 주파수는 대구/김천 FM 93.1MHz, 포항 96.9MHz, 안동 100.7MHz이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다시 들을 수 있다. (www.dgpbc.co.kr)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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