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유 監事전원 해임으로 '革新' 하라

해외 여행을 많이 한 사람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가급적이면 젊을 때 먼 곳, 기후가 나쁜 곳을 먼저 갔다오고 가까운 곳은 나이 들어서 가라고 권한다. 노인이 돼서 장거리 여행을 할라치면 장시간 비행기 탑승 등으로 고생만 하기 십상이고 자칫하면 환자가 돼서 돌아오기 쉽다는 것이다.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공공기관의 감사는 신조차 부러워하는 자리다. 이들이 단체로 남미를 다녀온 것은 힘있고 돈있을 때 떠나라는 해외 여행의 기본에 충실한 선택이다. 잘 사는 인생의 수범을 보인 것으로,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 또 참여정부에 밤낮없이 참여하랴, 혁신하랴, 고민하는 척 신경 좀 썼을 사람들끼리 해외 여행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고 후사를 같이 걱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가족까지 동반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핵심은 돈이다. '계추꾼'끼리 한푼 두푼 모아 갔다면 누구 뭐라 겠나. 공금이었다면 국민의 돈이다. 그들의 외유에 국민이 호주머니를 털 이유가 없다. 다음 문제는 근무시간과 근무자세다. 그들의 외유가 공무라면 전체 공공 취업자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혁신 세미나'라는 공적 목적으로 갔으니 공금을 지원 받고, 공무 출장이 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에 굳이 논리적 반박이 필요할까. 국민들까지 모독해선 안 된다. 그들의 항변이 통한다면 참여정부가 시대정신처럼 외치는 '혁신'만 고생하는 거다.

제발 '혁신' 좀 하자. 뒤늦게 청와대가 조사에 나서고 행정자치부는 지방공기업 임원들의 해외출장을 전면 유보를 권고하는 등 호들갑을 떨고 있다. 달리 방법이 있지 않다. 임명권자가 대통령이다. 대통령의 날카로운 비판 말씀과 함께 전원 해임 조치하는 것이다. '혁신'해야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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