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 마트·백화점 'PB 제품'의 진화

▲ (사진 맨위부터)홈플러스의 PB물티슈, 롯데마트의 베이직 아이콘 의류, 친환경 과일,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우유, 홈플러스의 PB제품.
▲ (사진 맨위부터)홈플러스의 PB물티슈, 롯데마트의 베이직 아이콘 의류, 친환경 과일, 롯데마트의 와이즐렉 우유, 홈플러스의 PB제품.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 제품 출시가 활발하다. 유통업체의 PB제품 출시는 제조업체와의 공동 생존전략의 한 형태. 제조사 입장에서는 유통업체의 판매망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판로와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유통업체로서는 자사 콘셉트에 맞는 제품을 소비자들에게 싼 값에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PB제품은 음료수나 우유에서부터 등산용품, 의류에 이르기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제조업체의 브랜드 제품에 비해 소비자값은 낮추는 대신 품질을 엄격히 관리하면서 수요가 폭증,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 PB 개발 방향도 초기의 가격경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이제는 기술력·디자인·소재 등 품질력까지 갖추는 쪽으로 프리미엄화하고 있다.

PB는 일반적으로 상품 선정에서부터 제조사 계약 및 생산에 이르기까지 3~6개월가량 걸리는 등으로 개발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마케팅비와 유통비가 거의 들지않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값이 브랜드 제품에 비해 5%에서 최고 30%까지 싸다는 경쟁력을 갖는다. 이렇다 보니 PB는 포화상태에 이른 대형 유통업체들의 매출 외형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형마트에 따르면 PB의 이익률은 유통경비 절감 등으로 인해 일반 제품에 비해 10%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은 유기농 PB브랜드 'PURUM(푸룸)'을 출시 중이다. 국내·외 친환경식품을 자체 검증을 통해 브랜드화한 것. 2000년 첫선을 보여 첫해 8억 5천만 원(전체 청과농산물 대비 1.8%)에서 2005년 51억 원(9.2%)으로 매출이 급증한 상태. 또 롯데마트는 2003년 12월 '현명한 주부의 선택(WISE+SELECT)'이란 뜻의 '와이즐렉(Wiselect)'을 출시한 가운데 2005년 1천700여 개이던 품목 수를 올 2월 현재 2천700여 개로 60%가량 늘렸다. 우유·재래김·삼겹살 등 신선식품에서부터 화장지·기저귀 생활용품, 그리고 신선식품 전용 브랜드인 '와이즐렉 마음들인'으로 출시되는 고등어살·청송꿀사과·느타리버섯 등 품목이 다양하다.

여기에다 2006년 하반기부터 기존 PB의 틀을 탈피한 프리미엄급 '와이즐렉 프라임' 브랜드(100여 개 상품)를 출시한 데 이어 식품·생활용품·유아용품 등을 중심으로 500여 상품으로 확대할 계획. 롯데마트의 PB 매출은 2004년 6%(1천 800억 원)에서 2005년 8%(2천 700억 원), 2006년 12%(4천 500억 원) 등으로 매년 30~60%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구미점 유태권 영업총괄계장은 "지난 4월 구미점의 PB 매출이 10억 원을 넘어섰다."면서 "PB는 가격이 일반 브랜드 제품에 비해 쌀 뿐만 아니라 상품이익률 역시 일반 제품보다 최대 2배 이상 높아 회사 입장에서는 매출에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최초로 1997년부터 PB '이플러스 우유'를 선보인 이마트는 현재 식품에서부터 화장지·기저귀 등 위생용품·가정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3천500여 가지의 PB제품을 팔고 있으며 매출 규모도 연간 1조 원 도달을 앞두고 있다. PB의 매출비중도 도입 초기 3%에서 현재는 12%대. 이마트PB의 대표격으로는 이플러스 우유·계란·돈육·라면·국수·식용유·휴지·기저귀·치약 등. 특히 매일유업에서 생산하고 있는 이플러스 우유(1ℓ)는 일반 제품(1천500~1천700원대)에 비해 20%가량 싼 1천280원에 판매, 인기를 얻고 있다.

이밖에도 니트류·점퍼류·캐주얼남방·바지 등의 이베이직, 20~4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생활문화 토털 브랜드로 1천500여 종의 제품으로 구성된 자연주의, 패션 프리미엄 PB #902(샵나인오투) 등도 전국 24개 이마트와 7개 신세계마트에서 히트작으로 곱히며 시장잠식률을 높여가고 있다.

지난 3월 PB콜라 1.5ℓ들이를 코카콜라(1천490원)에 비해 67% 낮춘 890원에 판매에 나선 홈플러스는 식품 2천170종을 포함, 4천302종의 PB를 구성하고 있다. 판매율이 높은 상품군으로는 일회용품, 세제, 제지, 차·음료, 우유·계란, 자동차용품 등이 손꼽히고 있다. 지난 4월 동일품목군에서 PB제품의 매출 구성비를 보면 계란 39.8%, 생수 5.5%, 녹차 8.3%, 일회용품(종이컵, 나무젓가락, 접시 등) 40.3%, 주방세제 13.8%, 물티슈 13.2%, 자동차용품 4.5%, 문구 20%, 라면 5% 등. 홈플러스는 올해 매출 중 PB 비중이 지난해보다 5%포인트 늘어난 20%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지역 대형마트의 후발주자인 '홈에버'는 패션쪽에 아동복·신사복·속옷·슈즈 등 35개 브랜드를 출시 중이다. 또 식품 PB로 올 들어서부터 과일·야채·계란 등을 '팜에버'로 판매하고 있다. 홈에버 식품 PB는 현재 130여 개(매출비중 3%)에서 연말까지 상품수를 500여 개로 늘릴 방침.

한편 유통업체와 협력해 PB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로는 한국야쿠르트(라면제품), 매일유업(이플러스우유 및 치즈, 홈플러스좋은상품 떠먹는 요구르트, 삼성 알뜰 슬라이스치즈 및 어린이 치즈), 파스퇴르우유, 롯데우유, 부산우유 등.

또 제과업계도 대형마트와 손잡고 많은 PB상품을 내놓고 있다. 제과업체들은 포장을 해당 대형마트용으로 살짝 바꿔 가격을 소폭 내리는 방식으로 PB화를 주도하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자사제품인 치즈샌드·연양갱·초코파이·콘칩 등을 특정 대형마트용으로 만들어 공급하고 있고, 롯데제과는 카스타드·오징어땅콩·꼬깔콘 등을, 오리온제과는 웨하스·와플 등을 PB로 생산해 대형마트 등을 통해 판매중이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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