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 가득한 여백, 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씩은 끼적거려 봤음직한 인물과 사물, 낙서하듯이 쓴 한자를 이용한 언어유희.
27일까지 갤러리M(053-745-4244)에서 열리는 '홍인숙전'의 작품은 연필이나 볼펜을 갖고 그냥 재미로 그렸을 것만 같은 그림이다. 액자 대신 사용한 화장대는 이런 키치적인 감성을 배가시킨다. 마치 유년시절의 그림을 재현하는 방식의 작업기법이다.
미술평론가 하정화 씨는 홍 씨의 작품에 "동서양의 예술적 기법이 동시에 공존한다."고 평했다. 한지 위에 먹지를 대고 그린 뒤 지판화 기법으로 색을 찍었다. 색판으로 찍은 인물과 모란을 붙이기도 한다. 한자음을 가차(假借)한 제화시(題畵詩)를 넣기도 하고, 민화·만화에 등장하는 소재를 마음껏 담아냈다.
"유년의 기억을 유년의 방식으로 재현한 이미지를 통해 속도와 효율에 저항하는 작가의 심리를 읽어내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잃어버린 가치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는 갤러리 측의 설명을 참고할 만하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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