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세계인의 도시'로…외국인 10년새 60% ↑

市, 5월 20일 '외국인의 날' 제정 지원키로

대구 서구 내당동에 살고 있는 9년 차 주부 이치로(가명·42·여) 씨는 "달라진 대구의 모습에 놀란다."고 했다. 그가 결혼할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인인 사실을 숨겨야 할 정도로 일본인이 드물었지만 최근엔 일본인뿐만 아니라 중국인, 동남아시아인 등 외국인들이 대구에 넘쳐나고 있다는 것. 또 그는 "일본을 찾을 때마다 한국, 대구에 오고 싶다는 친지들을 만나게 된다."며 "예전에 비해 대구가 널리 알려진 것 같다."고 했다.

외국인들이 대구로 몰려오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를 통해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데다 최근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국제 도시로 명성이 드높아지고 있는 것. 대구의 지명도가 높아지면서 대구 거주 외국인 수도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 자치단체 등에서는 5월 20일을 '외국인이나 세계인의 날'로 지정하는 추세마저 보이고 있다. 실제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거주 외국인 수는 1만 7천104명으로, 10년 전인 1996년(1만 615명)에 비해 60% 이상 늘어났다.

이와 함께 대구를 찾는 외국인의 국적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대구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아일랜드와 이스라엘, 네덜란드, 벨기에, 뉴질랜드 등 총 65개국으로, 96년 49개국에 비해 32% 늘었다.

대구 거주 외국인들이 늘면서 시와 구·군도 각종 정책과 사업, 행사 등을 마련해 이들을 맞고 있다. 시는 현재 거주외국인을 위한 전통 문화 체험 행사와 결혼이민자 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등 외국인을 위한 다채로운 사업을 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외국인을 위한 '대구생활가이드북'을 3개 국어(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발간, 배포해 외국인들의 높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시는 5월 20일을 '외국인의 날'로 정해 각종 문화 행사와 외국인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인 '거주외국인 지원조례안'을 마련, 본회의 통과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8개 구·군청 역시 대구시의 조례안 범위 내에서 각종 정책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조례안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 자치행정과 관계자는 "외국인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제도가 마련된 만큼 이들에게 예산 지원과 함께 문화 교류에 힘쓸 것"이라며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통해 외국인들이 자국에 대구를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자원봉사제도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도 7월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결혼이민자에 대한 의무 교육 및 보육지원 강화 방안 등을 마련하고 매년 5월 20일을 '세계인의 날'로 지정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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