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진성류굴은
지하 깊은 곳에서 잠들어있던 수억 년의 신비가 펼쳐지는 석회동굴 안에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지하궁전을 방불케 한다. '지하금강'이라 불리는 울진의 성류굴은 경북의 대표적인 석회동굴로 최초의 천연기념물 지정과 최초의 관광동굴로의 개방(1967년)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의 동굴은 석회동굴(종유굴)·용암동굴(화산동굴)·해식동(파도에 의해 형성된 동굴) 등이 있으며, 이 중 석회동굴이 전체 동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석회동굴은 탄산칼슘(CaCO₃)이 주성분인 석회암으로 구성되어 있고, 탄산가스를 포함한 빗물에 잘 용해되어 침전이나 집적되면서 종유석과 석순 같은 여러 가지 형태의 집적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석회암 동굴은 북한의 황해남북도와 평안남북도 일부 지역과 남한의 문경·단양·제천·영월·평창·정선·삼척·강릉·울진 등 석회암 지형이 넓게 분포한 지역에서 잘 발달한다. 남한에서 발견된 200여 개의 석회동굴 중 40%가 강원도에, 20%가 충청북도에 위치해 있고, 대부분이 고생대(조선계)의 석회암층에 발달해 있다. 지질시대가 불분명한 옥천계에 형성된 동굴(성류굴)도 있다.
성류굴은 1차동굴인 용암동굴과는 달리 화학적 작용에 의해 형성된 2차동굴이며 전장 472m인 5개의 연못과 12개의 광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11광장(음향동)과 12광장(보물섬)은 동굴휴식년제로 관광객의 출입이 금지되어있다. 성류굴을 이루고 있는 선유산의 측백수림과 함께 성류굴은 천연기념물 제155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연간 30만 명이 찾고 있다.
가장 먼저 개방한 데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으면서 성류굴의 신비는 그 빛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개방과 함께 시작된 성류굴의 파괴는 다음과 같은 것들로 나타난다. 첫째, 동굴조명(이끼류 성장에 의한 청색오염)과 시설물에 의한 지형훼손. 둘째, 관광객에 의한 종유석, 석순 등의 파괴와 오염(흑색오염). 셋째, 외부 공기의 유입과 온도 상승에 따른 동굴생태계의 서식 변화 및 동굴 건조화와 박리현상이 그것이다. 일반인 개방이 일찍 이루어진 강원도 영월의 고씨동굴(1974년 개방), 충청북도 단양의 고수동굴(1973년)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동굴파괴의 문제점은 지방자치제가 시작된 이후 지방자치단체들이 세입확보 차원에서 동굴개방을 무분별하게 진행함으로써 더욱 심각해져가고 있다.
태고의 비밀을 간직한 아름다움을 우리 세대만이 누리고 파괴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검게 변하고 파괴된 성류굴을 보기보다는 TV에서 보더라도 아름다운 빛으로 찬란한 신비를 내뿜는 성류굴을 보고 싶다. 동굴의 신비를 유지하고 후대에까지 아름다운 유산으로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향후 한국동굴학회 및 지방자치단체와 더불어 우리 모두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 울진성류굴 Q&A
▷ 석회동굴의 형성과정은?
석회암은 탄산칼슘(CaCO3)을 성분으로 하는 퇴적암의 일종이며, 탄산칼슘은 순수한 물에 잘 녹지 않지만 이산화탄소가 포함된 물에는 녹아서 탄산수소칼슘(Ca(HCO₃)₂)을 만든다. 지하수에는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어 약한 산성을 띠며, 탄산수소칼슘은 물에 잘 녹기 때문에 지하수가 석회암지대를 흐르게 되면 암석이 녹아버려 동굴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화학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Ca(HCO₃)₂
CaCO₃ + H₂O + CO₂탄산수소칼슘(종유석, 석순)↔석회암 + 물 + 이산화탄소
▷ 석회암동굴 내부지형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동굴천장에서 떨어지거나 동굴 벽을 흘러내리는 물에 녹아있는 탄산칼슘 또는 방해석이 결정을 이루며 침전되거나 집적되어 형성된 각종지형을 스펠레오뎀(speleothem)이라고 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종유석, 석순, 석주이다. 종유석은 동굴천장에서 스며든 물이 떨어지며 형성된 고드름모양의 지형이고 아래로 성장함과 동시에 옆으로도 성장하기 때문에 단면에는 나무의 나이테와 같은 둥근 모양의 구조를 보인다. 석순은 종유석에서 떨어진 물방울에 의해 형성된 것이고 이것이 성장하여 종유석과 결합하면 석주가 된다.
▶ 주변에 이런 곳도 있어요
▷ 불영계곡과 불영사
자연의 신비한 비경을 그대로 품고 있는 불영계곡(명승 제6호)은 근남면 행곡리에서 서면 하원리까지 15km의 길고 깊은 계곡을 이루고 있어 한국의 그랜드캐넌으로 불린다. 계곡의 아름다운 풍경은 도로 곳곳에 지어진 전망대에서 잘 볼 수 있으며, 여름철에는 계곡 피서지로, 봄·가을은 드라이브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불영계곡을 흐르는 불영천은 전형적인 감입곡류로 계곡을 더욱 깊게 만들고 상류에 위치한 불영사(연못에 부처모양의 바위 그림자가 비쳤다하여 이름 붙여짐)는 하천에 의해 절단된 구하도(과거 하천이 흐르던 물길) 위에 자리 잡고 있다.
▷ 백암온천과 덕구온천
울진군 평해읍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88번 국도를 따라가면 백암온천이 있다. 연간 150만 명이 찾는 국내 유일의 유황온천인 백암온천은 천연알칼리성 라듐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48℃의 온천욕을 즐기기에 적당한 온천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지표면으로 자연적으로 흘러나오는 온천)인 덕구온천이 경북 최북단 온천으로 해발 999m의 응봉산 아래 자리 잡고 있다.
▷ 울진 민물고기전시관
남대천, 불영천 등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로 소문난 울진에 민물고기전시관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하겠다. 국내 최초의 살아있는 민물고기 전시장인 이곳은 실내외 전시장과 학습장이 있으며, 7번 국도에서 불영계곡으로 이어지는 36번 국도상 왕피천 가에 위치한다. 전시장에는 물고기에 대한 퀴즈 프로그램, 표본 및 물고기 알 등 다양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환경 및 생태에 대한 교육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개관시간은 9~17시.
김동식(영남삶터탐구연구회, 원화중 교사)
참고자료 : 삶터탐구활동 길잡이(대구남부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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