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순영 중구청장과 정지효 중부경찰서장이 초청 강연을 주고받으며 '핑퐁 게임'을 하고 있다. 윤 청장은 최근 중부경찰서에서 '웰빙 문화'란 주제로 초청 강연을 했고 정 서장도 조만간 중구청을 방문, 초청 강사로 나선다고 한다.
한 지역을 대표하는 기관장들이 서로의 기관을 방문, 강연하는 모습은 보기 좋은 일이다. 권장할만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중구청과 중부경찰서와의 관계를 아는 사람들은 "왜 하필 이때냐."며 의문을 던지고 있다. 시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중구청은 최근 특혜 의혹 등 유례없는 잇단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고, 중부경찰서는 이들 의혹을 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부경찰서는 서문시장 내 베네시움 상가 국고보조금(7억 원) 집행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과 관련, 중구청을 상대로 3개월째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또 공사비 120억 원 상당의 서문시장 아케이드 설치 사업 업체 선정 과정에 특혜 시비가 있었다는 첩보도 입수, 역시 구청을 상대로 3주째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부경찰서가 수사 중인 내용은 아니지만 지난달엔 중구건강가정지원센터의 운영 단체 선정 특혜 의혹이 일어 중구청은 현재 대구시 감사까지 받고 있는 상태다. 중구청도 이와 관련, 자체 감사를 실시, 4명의 공무원에 대해 행정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 양 기관장의 '핑퐁 강연'에 대한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 적절하지 못한 때임을 알면서도 '강연을 부탁하는 사람'이나 '부른다고 가서 특강을 하는 사람' 모두에게 의문이 던져지고 있다. 물론 그럴 리가 없고, 그래서도 안 되겠지만 많은 이들의 우려처럼 이들 양 기관장들의 강연을 통한 '친목 도모'가 '축소 수사'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정 서장은 답례 강연을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할 것이고 윤 구청장은 '때와 장소'를 가려서 외부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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