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가 오늘 각 부처에 있는 37곳의 브리핑룸 및 기사송고실을 모두 없애고 3곳 정부청사(세종로'과천'대전)에만 두는 '취재지원 선진화방안'을 확정한다. 경찰도 14곳 지방청별 브리핑룸을 서울 본청으로 통폐합하고, 검찰도 대검찰청에만 기자실을 둔다는 것이다. 언론의 관청 접근을 근본적으로 틀어막는,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보지 못한 취재활동 숨통 조이기이다.
한나라'중도개혁통합신당'민주'민노'국민중심 5개 정당은 일제히 "신종 언론탄압"이라며 통폐합 조치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신문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전국언론노조 등 언론단체들 또한 '반민주적 취재 봉쇄'를 규탄하며 엄중한 저항을 경고했다. 그러잖아도 2003년 집권하자마자 도입한 브리핑룸제가 '받아쓰기 언론'을 양산해 국민의 알권리를 채워주지 못하는 터에 그마저 통폐합하겠다는 발상은 기자들의 손발을 아예 묶으려는, 이성 잃은 노 정부 언론정책의 결정판인 것이다.
정부는 다른 나라 실태를 통폐합 조치의 배경으로 인용하는 모양이나 견강부회일 뿐이다. 국민을 위해 언론에 최대한 취재 편의를 제공하고 정보를 개방하는 나라는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도 애초부터 작정하고 기자실 운영 여부의 사례만 끌어 모아 각 나라의 언론 실상을 糊塗(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이 미워 기자실 문에 못질을 했다는 고백이 솔직할 것이다.
이제부터 국민은 정부가 선별'가공해 읽어주는 시책과 실적을 일방적으로 전해듣기만 해야 할 판이다. 관청 깊숙한 곳에서 국민의 권익이 어떻게 주물러지는지 알 길이 없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캄캄한 독재정권 시절에도 이런 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기자실 폐쇄가 얼마 못 갈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 정권이 끝나면 다시 문을 열 것이다. 국민이 원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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