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외화의 공습에 주춤하고 있는 가운데 23일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캐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와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그것.
'밀양'은 제6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호평을 받는 등 작품성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다. 반면 '캐리비안의 해적3'는 1천200억 원의 제작비와 국내 최대 스크린 개봉으로 물량공세로 대결을 펼친다.
◆밀양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Secret Sunshine)이 칸에서 꼭 봐야 할 비(非)영어 영화 10편에 선정됐다.
특히 '밀양'은 각종 해외 영화 사이트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공식 시사 전 프랑스에 이어 그리스에도 판권이 팔려 현지의 높은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영화 '밀양'은 절망에 빠지는 한 여자를 통해 우리 시대에 과연 구원이란 가능한가 되묻고 있다.
남편을 잃은 서른세 살의 신애(전도연)는 아들 준과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향한다. 남편을 잃은 그녀는 그곳에서 피아노 학원을 열고 새롭게 시작하기로 한다. 신애는 밀양으로 가는 길, 차가 고장나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을 만난다. 신애에게 호감을 느낀 종찬은 서울에서 밀양으로 이사온 신애에게 집도 소개해주고 피아노 학원 자리도 봐준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어느 날, 아들 준이 유괴된다. 유괴범이 시키는 대로 했지만 준이는 죽은 채로 발견된다. 모든 것을 잃고 절망에 빠진 신애는 교회를 찾는다. 그리고 아들을 유괴한 범인을 용서하기 위해 교도소로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더 처절한 배신감을 느낀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이 영화는 이미 작품성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중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데다 주연배우인 전도연과 송강호의 연기가 절정이라는 평이다.
하지만 물량면에선 한 수 아래. 지난해 한국 영화 평균 제작비에도 못 미치는 총 3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밀양'은 전국 300개 내외의 스크린에서 상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밀양'은 오는 24일(현지시간)과 25일 칸 영화제에서 두 차례 공식 상영되며 폐막식이 열리는 27일 수상 결과가 발표된다. 만약 '밀양'이 칸 영화제 수상으로 이어진다면 국내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캐리비언의 해적3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캐리비언의 해적3'는 일단 물량 면에서 압도한다. 국내 극장가에 역대 최고인 670개 스크린 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전국 40%의 스크린을 확보한 셈. 이는 종전 기록인 괴물 620개, 스파이더맨3의 617개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캐리비언의 해적3'는 예매사이트 인터파크에서 85%의 기록으로 선두에 나서고 있어 경쟁작의 대진운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시사회 없이 개봉하기 때문에 자세한 줄거리는 알려지지 않았다. 제작진은 전편에서 풀리지 않았던 모든 궁금증이 풀린다고 설명했다. 1편과 2편에 이어 배우들과 제작진이 그대로 참가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편에서는 저우룬파(주윤발)가 동양 해적 역으로 가세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로써 이 영화에는 조니 뎁,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저우룬파에 이르기까지 미국과 영국, 홍콩의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거대한 바다 괴물 크라켄에게 잡혀간 캡틴 잭 스패로우(조니 뎁)를 구출하려는 윌(올란도 블룸)과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 바르보사 일당은 단 한 번도 닿아본 적 없는 세상의 끝으로 모험을 떠난다. 이들 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무대는 싱가포르. 그들은 이국적인 동양 해역에서 악명 높은 동양 해적 사오 펭(저우룬파)과 맞닥뜨린다.
이 영화에는 무려 1억 2천500만 달러, 약 1천20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영화는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아 가족단위 관객들을 불러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러닝타임이 너무 길다는 것이 흥행에 마이너스 요소. 러닝 타임이 무려 168분이나 돼, 전편보다도 25분이 길고, 긴 러닝타임을 지적받았던 '스파이더맨3'보다도 29분이나 길다.
한국 영화의 자존심 '밀양'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3'의 흥행대결은 침체일로에 있던 한국영화가 다시 부흥할지, 할리우드 영화에 밀려 장기간 침체기로 추락할지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어서 영화계의 관심은 더욱 뜨겁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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